홍콩 떠나는 금융기업과 인재에 눈독
비자면제,? 세제ㆍ임대료 감면 등 제시
싱가포르 대비 영어 소통능력 등 불리
일본이 홍콩보안법 사태를 계기로 아시아 '금융허브'를 노리고 있지만 난관이 적지 않다. 비자 면제 등 규정 손질에 착수했지만 당장 높은 세율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일본 특유의 번잡한 행정 절차와 영어 소통 능력 개선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권 자민당은 지난달 해외 고급 금융인력 유치를 위해 외국인노동자 문제를 다루는 기존 특별위원회 내에 프로젝트팀을 구성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이르면 다음달에 체류 자격과 자녀 교육환경 정비, 세금 우대 방안 등을 포함한 제언을 정리할 방침이다. 다분히 홍콩을 떠나는 금융기업과 인재들을 겨냥해서다. 이번 기회에 도쿄를 국제금융센터로 만들겠다는 지난해 7월 참의원선거 당시 공약을 구체화하고 있는 셈이다.
자민당은 우선 전문성을 갖춘 해외 금융인력이 체류기간 5년을 충족할 경우 영주권 취득이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특히 최대 걸림돌로 지적돼온 높은 소득세ㆍ법인세율 완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일본은 소득이 1,000만엔(약 1억1,000만원)일 경우 소득세율이 33%인데 비해 최대 경쟁국으로 꼽는 싱가포르는 15% 수준이다. 3,000만엔(약 3억3,000만원) 소득에 대해선 일본과 싱가포르가 각각 40%, 22%다. 홍콩은 두 경우 모두 17%다. 금융소득에 대해 비과세하는 싱가포르ㆍ홍콩과 달리 일본은 15%의 세금을 매긴다. 자민당은 해외투자에 대한 세율 감면과 사무실 임대료 경감도 논의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지난달 17일 각의를 통과한 경제ㆍ재정 운용 기본 방침에 국제금융도시 구상을 포함시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6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홍콩을 포함한 전문ㆍ기술분야의 외국인 인재 수용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도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일본도 금융허브로서의 의식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이 싱가포르 외에도 헥시트(홍콩 이탈) 금융기업과 인력의 흡수를 노리는 한국ㆍ호주ㆍ대만ㆍ영국 등을 제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정치적 안정이 최대 강점이지만, 무엇보다 높은 세율을 싱가포르나 홍콩 수준으로 조정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해외 금융기업과 인력의 이전 절차가 복잡하고, 관료제와 높은 인건비 등도 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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