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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슈퍼도 네이버 속으로…현실이 된 한성숙의 '쇼핑 대국'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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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슈퍼도 네이버 속으로…현실이 된 한성숙의 '쇼핑 대국' 꿈

입력
2020.08.21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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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백화점까지 네이버 '장보기' 입점
"모든 쇼핑 네이버에서 시작" 목표에 한걸음
쿠팡 vs 네이버 양강 경쟁구도로 갈 듯

네이버 홈페이지에서 20일 오후 9시 베타 버전으로 오픈된 '장보기' 서비스 화면. 홈플러스, GS프레시몰, 농협하나로마트 등이 입점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네이버 캡처

네이버 홈페이지에서 20일 오후 9시 베타 버전으로 오픈된 '장보기' 서비스 화면. 홈플러스, GS프레시몰, 농협하나로마트 등이 입점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네이버 캡처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인터넷 쇼핑 분야의 몸집 불리기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특히 이 과정에서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우군으로 끌어들이고 다양한 판로도 확보했다. 주로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내세워 시장이나 골목 상점, 쇼핑몰 창업자들의 도우미를 자처해왔던 네이버가 본격적인 세(勢)몰이에 나선 형국이다. 지난 1월말, 2019년 네이버 4분기 실적 발표 직후 "네이버가 모든 온라인 쇼핑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고 전한 한성숙 대표의 공언이 현실화된 모양새다.

네이버에서 슈퍼ㆍ마트 물건 사면 당일배송

20일 네이버와 유통 업계에 따르면 21일 개설되는 네이버 장보기 코너에 홈플러스와 농협하나로마트, 슈퍼마켓 GS더프레시를 운영 중인 GS리테일이 공식 입점한다. 장보기 코너는 원래 전통시장 먹거리 배송 서비스로 운영하던 '동네시장 장보기'에 대형마트 등 입점사를 추가해 확장한 버전이다. 이미 동네시장 장보기에서 상품을 판매 중이던 현대백화점 역시 장보기 서비스에서 유지된다.

이용자들은 앞으로 각 업체의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해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하는 번거로움 없이 네이버 페이지에서 GS리테일, 홈플러스의 신선식품 등을 즉시 구매하고 당일 배송까지 가능하게 됐다. 일반 네이버 가입자는 상품 결제 금액의 3%, 유료 멤버십인 네이버플러스 회원은 7%를 포인트로 돌려받는 혜택도 누릴 수 있다.

1년 만에 거래금 1위…네이버쇼핑 '파죽지세'

장보기 코너를 새롭게 선보인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보여준 경쟁력은 이미 검증됐다. 네이버는 2018년 오픈형 쇼핑몰 플랫폼 '스마트스토어'를 내세워 쇼핑 서비스를 개편한 지 1년 만인 지난해 거래금액 20조9,200억원을 기록하며 쿠팡과 이베이코리아(G마켓ㆍ옥션)를 제쳤다. 올해 상반기에만 1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4% 성장했다. 네이버 거래금액은 웹툰 등 콘텐츠 구매액 등도 포함된 수치라 동등 비교할 수는 없지만 쇼핑만 놓고 봐도 쿠팡과 1, 2위를 다툰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주요 온라인 쇼핑 채널 결제금액

주요 온라인 쇼핑 채널 결제금액


네이버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강자로 떠오른 건 수십, 수백만원이 드는 쇼핑몰 개설을 무료로 해주는 플랫폼 역할을 맡으면서 개인 창업자나 소규모 상점, 개별 브랜드들을 빠르게 유입시킨 결과다. 장보기 코너에 들어온 홈플러스, GS리테일 등의 네이버 입점 효과가 확인되면 다른 유통사들의 추가 합류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네이버는 자칫 유통 시장까지 집어삼키는 '쇼핑 공룡'으로 비치는 것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비대면(언택트) 장보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커져 시류에 맞추기 위해 범위를 넓힌 것일 뿐, 크게 의미부여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을 아꼈다.

쿠팡과 싸우느냐 vs 네이버와 손잡느냐

현재 온라인 쇼핑 시장에선 쿠팡, 네이버뿐 아니라 신세계 SSG닷컴, 롯데 롯데온, 마켓컬리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앞으로의 생존력은 전국 단위 물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빠른 배송과 간편결제 등 애플리케이션(앱) 편의성에 달렸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쿠팡이 4조원에 육박하는 누적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자체 물류센터를 계속 짓는 이유는 로켓배송이 곧 경쟁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모바일 쇼핑 시 쿠팡과 네이버 이용 이유 톱3

모바일 쇼핑 시 쿠팡과 네이버 이용 이유 톱3


네이버는 간편결제(네이버페이)와 4,000만명이 넘는 가입자 규모가 최대 강점이지만 쿠팡과 경쟁하기엔 자체 물류 인프라가 부족하다. 빠른 배송에서 뒤처진다는 얘기다. 네이버가 오프라인 유통사를 끌어들이는 것도 전국 곳곳에 있는 점포들을 물류 허브로 이용할 수 있어서다. 홈플러스 역시 네이버 입점을 계기로 온라인 주문이 접수되면 주문자와 가장 가까운 점포가 신속히 배송하는 물류 기능을 2021년까지 전국 모든 점포에 장착시킬 계획이다. 자체 온라인몰 홍보에 쓰는 돈을 물류 기능에 집중하고, 소비자 유입은 최대 검색 포털의 힘을 빌리는 전략이다.

결국 자금력이 있는 신세계, 롯데 등은 자체 그룹사 통합몰 및 배송 강화 노선을, 투자 대비 큰 효용이 필요한 유통사들은 네이버와 손잡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온ㆍ오프라인 기반이 단단한 기존 유통 공룡들을 넘어서기 어려운 업계 '외인구단'이 네이버라는 국내 최대 포털에 모여 거대한 장터를 만들려는 시도"며 "제대로 된 장보기 서비스를 보여준다면 온라인 쇼핑의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맹하경 기자
임소형 기자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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