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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도 못 찾은 카슈끄지 암살 미스터리 '꼬리 자르기'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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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도 못 찾은 카슈끄지 암살 미스터리 '꼬리 자르기'로 끝나나

입력
2020.09.08 12:00
수정
2020.09.08 12:57
N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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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법원, 관련자들 징역 20년 확정
최고 실세 무함마드 측근은 무죄 면죄부
터키 "진상규명 끝나지 않아" 수사 지속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 당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망 1주기를 맞은 2019년 10월 2일,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 인근에서 관련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스탄불=AP 연합뉴스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살해 당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망 1주기를 맞은 2019년 10월 2일, 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 인근에서 관련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스탄불=AP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법원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혐의를 받는 피고인 5명에게 징역 20년형을 확정했다. 2년을 끌어 온 암살 사건에 대한 사법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한 셈인데, 사건의 유력 배후로 꼽히는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측근들은 전부 면죄부를 받아 ‘꼬리 자르기’ 처벌이란 비판이 거세다.

사우디 국영 알이크바리야TV는 7일(현지시간) 법원이 카슈끄지 살해 혐의 피고인 5명에게 징역 20년형, 살해 공모 혐의로 기소된 3명 중 2명에는 10년형, 나머지 1명에는 7년형을 각각 확정 판결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지난해 12월 1심에서는 살해에 직접 가담한 5명은 사형을, 나머지 3명은 징역 24년형을 선고 받았으나 카슈끄지 유족 측이 올해 5월 ‘종교적 관용’을 이유로 사형 집행 중단을 법원에 탄원하면서 감형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들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법원이 암살 연루자들에게 중형을 선고해 사건 해결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국제사회가 기대했던 단죄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는 비판 여론이 더 우세하다. 당초 카슈끄지 살해 가담 혐의로 11명을 기소한 사우디 검찰과 달리, 암살 ‘몸통’으로 지목된 무함마드 왕세자의 측근 아마드 아시리 전 정보부 부부장 등 3명은 지난해 12월 무죄로 풀려난 탓이다. 무함마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사우드 알카흐타니 궁정고문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암살 발생 장소인 터키 측이 20명을 대상으로 궐석재판을 진행 중인 것과도 대조된다.

터키 정부는 사건을 끝까지 파헤치겠다는 입장이다. 파흐레틴 알툰 대통령실 언론청장은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 법원의 최종 판결은 터키 정부와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아직 카슈끄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누가 그의 죽음을 원했는지, 터키에 협력자가 있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우디 법원의 판결 근거를 믿지 못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카슈끄지 살해 사건을 규명하는 것은 법과 양심에 따른 의무이자 정의를 세우는 일”이라면서 사우디 당국에 터키에서 진행 중인 수사에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카슈끄지는 주로 미국에 체류하면서 사우디 최고 실세인 무함마드 왕세자를 비롯한 왕실을 비판하는 칼럼을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 언론에 기고해 왔다. 그러다 터키인 약혼자와 결혼을 하기 위해 2018년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실종됐고, 사우디에서 온 ‘협상팀’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처음엔 암살을 부정하던 사우디 당국은 카슈끄지가 실종 당일인 영사관 안에서 만난 사람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피살됐다고 뒤늦게 인정했다. 그러나 카슈끄지의 시신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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