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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국시 구제?…"수능은 1분도 칼 같이 자르는데"

입력
2020.09.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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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험과 형평성 맞지 않아" 반대 목소리 높아
?일부서는 "공보의·군의관 수급 차질" 우려도

의사 국가시험 응시생 중 86%가 국가고시 접수를 취소한 가운데 8일 서울 광진국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올해 첫 국시 실기시험이 열렸다. 이날 시험을 치른 수험생 일부가 국시원 관계자와 함께 수험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한호 기자

의사 국가시험 응시생 중 86%가 국가고시 접수를 취소한 가운데 8일 서울 광진국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올해 첫 국시 실기시험이 열렸다. 이날 시험을 치른 수험생 일부가 국시원 관계자와 함께 수험장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한호 기자


8일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이 치러진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을 구제하지 않으면 진료 거부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무기한 집단휴진을 이어왔던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속속 복귀했지만, 의대생 구제 문제가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국시에는 전체 응시 대상자 3,127명 중 14%인 446명만 응시했다. 나머지 2,681명(86%)은 추가 접수기간에도 시험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에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성명서를 통해 "의대생의 국가시험 응시 거부는 일방적인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정당한 항의"라며 의대생들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대생이 피해를 입게 될 경우 합의는 파기되고, 진료거부에 다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론은 부정적이다. 이미 정부가 한 차례 시험 연기와 신청기간 연장으로 구제 기회를 줬는데, 또 다시 시험을 연장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수능도 1분만 늦어도 칼같이 자르는데, 의대생은 응시 기한도 늘려준 마당에 또 기회를 주는 건 아닌 듯하다"(케****)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우리도 자격증시험 접수 못하면 구제해주나. 구제책이 논의되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다"(gam****)며 원칙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24일 올라온 의대생 구제 반대 청와대 청원에는 46만 9,613명이 동의했다. 이 청원자는 "시험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투쟁의 수단이 될 수 있는 집단은 거의 없다"며 "그 자체로 그들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이며, 그것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당연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청원자는 특별 재접수 등 어떤 형식으로라도 구제 방법을 제시하지 말아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다만 향후 공보의·군의관 수급 차질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한 누리꾼은 "당장 내년만 공보의 수급에 차질이 생기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내년 신입생 뽑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향후 5년간 한 년차가 없어지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터질 것"(sun****)이라고 걱정했다.


국시 재연장·추가접수, 가능할까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시작된 8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도시철도 대전시청역 앞에서 대전시내 위치한 의과대학 2학년 학생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이 시작된 8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도시철도 대전시청역 앞에서 대전시내 위치한 의과대학 2학년 학생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정부는 더 이상의 기한 연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의대생들에게 국가시험의 추가적인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해 많은 국민께서 공정성과 형평성에 위배된다고 생각하는 사실을 의료계는 유념할 필요가 있다"며 구제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의료진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의사가 아닌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업무들과 의사들이 꼭 해야 되는 업무들을 구별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의사인력의 단기적 확충 부분을 수련병원들과 함께 협의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시험을 거부한 의대생들도 구제책이 필요없다는 입장이라 추가 대책이 나올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의대생 500명은 전날 설명서를 통해 "의협과 대전협은 국시 구제가 절실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처음부터 국시 거부는 의대생들의 뜻이었다"며 "4대 악법이 8대 악법이 된 현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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