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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9명 과로사... 인간답게 살고파" 고객 울린 택배기사의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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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9명 과로사... 인간답게 살고파" 고객 울린 택배기사의 문자

입력
2020.09.10 11:30
수정
2020.09.1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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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익산 택배기사들, 고객들에 파업 사과문
"언제 죽을 지 모르는 두려움… 인간답게 살고 싶다"
소비자들 "늦게 와도 기다릴 것" "힘내시라" 응원 보내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 없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임시 폐쇄된 CJ대한통운 서울 한 지점에 6월 11일 택배 물품들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 없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임시 폐쇄된 CJ대한통운 서울 한 지점에 6월 11일 택배 물품들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인간답게 살기 위해 목소리를 내려고 합니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전북 익산 지역에서 일하는 일부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배송지연에 따른 사과문'이라는 제목으로 고객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확산되고 있다.

택배기사들은 사과문에서 "코로나19 이후 올해 택배 노동자 9명이 과도한 노동시간으로 인해 과로사로 사망했다"며 "냉방시설 조차없이 40도에 육박하는 작업 현장에서 5, 6시간동안 서서 끝없이 밀려드는 택배물을 분류하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또 "현장 곳곳에서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나도 일하다 언제 죽을지도 모를 두려움을 안고 새벽에 잠이 덜 깬 채 무거운 발걸음으로 출근길에 나선다"며 "저희는 인간답게 살기위해 회사 측에 노동시간 단축의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하소연했다.

CJ대한통운 익산 지역 택배 기사들이 고객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10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CJ대한통운 익산 지역 택배 기사들이 고객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10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러면서 "회사 측에서 우리의 요구를 받아주지 않는다면 당분간 배송 지연이 심각하게 될 거라 예상된다"며 "고객님 가정에 불편을 끼쳐 송구하고,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고객님께 웃으면서 택배물을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자메시지 내용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배송 지연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는커녕 안타깝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택배 올 게 있지만 늦게 와도 기다리겠다. 택배 업계는 노동환경 개선하길"(무****), "이 문자를 보고도 택배 안 온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 있으면 화낼거다"(lo****), "파업 이유를 이제 알았다.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so****), "요즘엔 더더욱 택배를 주문할 수밖에 없어서 기사님들이 더 힘들 것 같다. 힘내시라"(ha****) 등이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익산 외에도 전국 일부 지역에서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의 파업이 산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특정 작업공간은 열악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택배기사 휴게시설이나 자동 분류 시설 등 시설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며 "파업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데, 택배기사들이 다시 배송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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