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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가 추석 앞두고 '국민 시아버지' 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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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총리가 추석 앞두고 '국민 시아버지' 된 사연은?

입력
2020.09.21 15:15
수정
2020.09.2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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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목요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며 환히 웃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목요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며 환히 웃고 있다. 연합뉴스


"국무총리 팔아서 고향에 가지 말라네요. 누가 우리 시댁에 총리실 포스터 공유 좀 해주세요."

"안 그래도 이 시국에 시가에 가야 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재치 있네요. 정말 총리 이름 팔면 될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집콕 추석'을 당부하는 그림 카드

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소소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명절 증후군을 앓는 '며느리'들 사이에서다. 국무총리실이 제작ㆍ배포한 한 컷 짜리 만화 형식의 그림 카드 제목은 '이번 추석에는 총리를 파세요'다. 부모, 자식, 삼촌편으로 제작됐으며, 정세균 총리 페이스북 등에 올라 있다.

1탄인 '부모 편'에서는 자녀와 전화통화를 하는 부모가 등장한다. "얘들아, 올해 추석엔 내려오지 말거라. 정 총리가 그러더구나. 추석에 가족들이 다 모이는 건 위험하다고. 힘들게 내려와서 전 부치지 말고 용돈을 두 배로 부쳐다오!" 카드 하단엔 캐리커처로 표현된 정 총리가 등장한다. "이번 추석엔 고향에 올 필요 없다고 얘기해 주는 쿨한 부모님이 되어 주세요!" 총리실 관계자는 "그림 카드의 온라인 바이럴(자발적 전파) 횟수가 약 4만 건(19일 기준)"이라고 말했다.

15~17일 국무총리실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 게시된 그림 카드는 추석 연휴를 집에서 보낼 것을 만화 형식을 빌려 '우회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15~17일 국무총리실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 게시된 그림 카드는 추석 연휴를 집에서 보낼 것을 만화 형식을 빌려 '우회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그림 카드는 특히 일명 '맘카페'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명절마다 서러운 '을'이 되는 며느리 회원들이 그림 카드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퍼 나른다. “정 총리가 ‘국민 시아버지’가 됐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코로나 사태 초기에 정부가 등교개학 방침을 조속히 결론 내리지 못해 정 총리가 맘카페에서 원망을 샀던 때와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한 컷 짜리 만화가 탄생하기까지는 아이디어 제안과 수정이 수 차례 반복됐다고 한다. 일단 "정부의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잘 도달하도록 하라" "효과적인 홍보 방식을 고민하라"는 정 총리의 '강력한' 지시가 있었다. 이후 내부 회의를 거쳐 "집에만 머물러달라"고 정부가 직설적으로 호소하는 것보다는 '넛지'(Nudge)의 방식이 나을 것이란 결론을 냈다. 넛지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위를 환기시키다'라는 뜻으로, 강압하지 않고 부드럽게 개입함으로써 설득하는 방법을 일컫는다.

"총리를 파세요"라는 도발적 문구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았다. '정부가 무슨 자격으로 고향에 내려가지 말고, 가족을 만나지 말라고 하느냐'는 식의 비난이 정 총리에게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총리를 파세요"를 최종 확정한 건 정 총리였다. 당초 그림 카드에 정 총리 사진을 넣으려고 했으나, 친근한 캐리커처로 바꿨다. 글자 수도 최대한 줄였다. 총리실 관계자는 "어떻게 하면 대국민 호소력을 높일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총리실이 제작ㆍ배포한 홍보물 중에 가장 잘된 사례에 속한다"고 전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8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추석 연휴에는 고향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모든 국민에 요청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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