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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예방접종, 이미 맞은 사람은 '찜찜' 이제 맞을 사람은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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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예방접종, 이미 맞은 사람은 '찜찜' 이제 맞을 사람은 '혼란'

입력
2020.09.22 15:09
수정
2020.09.22 22: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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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의 한 이비인후과 정문에 독감 예방접종을 독려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최은서 기자

서울 용산구의 한 이비인후과 정문에 독감 예방접종을 독려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최은서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 백신 공급 업체의 관리 소홀 문제로 급작스럽게 중단되면서, 이번 접종 대상인 18세 미만 소아ㆍ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들 사이에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미 1차 접종을 진행한 신생아 부모들 사이에서는 '혹시나 문제가 있는 백신을 접종받지는 않았을까' 하는 불안감도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브리핑에서 "독감백신 조달 계약업체(신성약품)의 유통 과정에서 백신 냉장 온도 유지 부적절 사례가 21일 오후 신고됐다"고 밝혔다. 냉장차 안에 냉장 보관돼야 할 백신을 지역별로 재배분하는 과정에서, 500만개 정도의 물량이 상온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22일부터 시작하려던 무료 백신 접종 사업을 백신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갑작스러운 접종 일정 중단에 이날 의료기관 현장 곳곳에서는 혼란스러운 모습이 노출됐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한 시민은 “일정이 바빠 2주 전부터 초등학생 자녀와 가기 위해 예약을 잡아뒀는데 취소됐다”며 “병원에서 ‘무료 접종이 취소됐다’는 문자 한 통 없어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해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용산구의 한 내과를 찾은 임신부 김성아(35)씨는 "접종 중단 안내가 너무 촉박하게 공지되다보니 문자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헛걸음했다"며 허탈감을 드러냈다. 동네 의원에도 독감 예방접종 중단 여부를 확인하려는 문의가 빗발쳐 업무에 차질이 생겼다.

이미 독감백신 주사를 맞은 어린이의 부모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이상 반응이 신고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지만 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1차 접종을 마친 2차 접종 대상 어린이(생후 6개월∼만 9세 미만) 부모들의 걱정이 이어졌다. 생후 8개월 신생아 부모라고 밝힌 B씨는 "코로나19 우려에 독감 백신을 서둘러 접종한 게 오히려 안 좋은 결정이었나 싶어 찝찝하다"며 "혹시나 한 명이라도 백신 접종 이상자가 나올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문제가 된 물량을 검사해 안전성을 확인한 후 백신 접종 재개 여부와 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안전성 검증에 2주 정도가 소요되고 이 결과 백신이 전량 폐기될 수도 있는 만큼, 향후 접종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백신을 상온에 노출시킨 신성약품은 1,100억원 규모의 4가 독감백신 국가 조달 입찰에 성공하면서, 이번에 처음 백신 시장에 진출한 의약품 유통업체다. 이번 국가 독감백신 사업에서는 정부가 책정한 백신 단가가 워낙 낮아, 기존 대형 업체들은 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은서 기자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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