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인 ‘차별금지법’ 찬반 ‘팽팽’
수원 영광제일교회 이동환 목사가 지난해 8월 31일 인천에서 열린 퀴어문화 축제에서 꽃잎을 뿌리며 성소수자들을 축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퀴어 축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교회 재판에 넘겨진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이동환 수원 영광제일교회 목사에게 15일 1심 판결이 내려진다.
교계에 따르면 기감 경기연회 재판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 경기 용인시 큰빛교회에서 이 목사에 대한 선고심을 진행한다. ‘성소수자축복기도로재판받는이동환목사대책위원회’는 재판 뒤 기자회견을 열고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목사는 지난해 8월 인천 퀴어문화 축제에서 ‘성소수자 축복식’의 집례자로 나서 성수소자들에게 꽃잎을 뿌리고 축복 기도를 올렸다. 이후 기감 일각에서 성소수자 축복이 교단 헌법인 ‘교리와 장정’ 제3조 8항이 죄로 규정한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 목사에 대한 고발이 이뤄졌고, 재판 회부로 이어졌다. 이 목사는 8월 21일 첫 공판에서 “축복이 죄가 될 수 없다”고 변론했다.
이 목사의 축복 행위가 교단 헌법을 위반했다고 판단될 경우 출교 처분까지 받을 수 있다. 출교는 교회에서 추방되는 것이다. 기감 교단 교역자 대상 재판은 2심제다. 항소심인 2심은 총회 재판위원회에서 열린다.
성소수자를 차별 금지 대상에 포함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 하는지 여부는 개신교계의 갈등 현안이다. 보수 진영은 성경 구절을 근거로 동성애를 죄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편에서는 성경을 차별과 혐오의 근거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나온다.
찬반은 팽팽하다. 전날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공개한 ‘2020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응답자의 42.1%가 찬성, 38.2%가 반대 의견을 보였다. ‘잘 모르겠다’는 18.7%였다. 이번 조사는 7월 21~29일 19세 이상 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앞서 교단 연합체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지난달 2일 공개한 전국 남녀 2,000명 대상 ‘차별금지법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에선 반대(48%)가 찬성(40%)보다 많았다.
이 목사 징계의 정당성을 놓고도 의견이 분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축복은 목사의 권한이므로 누구를 축복하든 징계해서는 안 된다’가 29.5%, ‘축복은 목사의 권한이라 해도 동성애자를 축복한 것은 용납할 수 없으므로 목사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가 27.3%, ‘목사 자격은 유지하되 징계는 해야 한다’가 25.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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