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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극복’ 희망 준 박세리…그 뒤엔 이건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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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극복’ 희망 준 박세리…그 뒤엔 이건희 있었다

입력
2020.10.2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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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재계골프회동 당시의 이건희(오른쪽) 삼성전자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1994년 재계골프회동 당시의 이건희(오른쪽) 삼성전자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90년대부터 골프 산업을 한국이 세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영역으로 보고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다. 고인의 투자로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를 안정적으로 누릴 수 있었던 박세리(43)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맨발 투혼으로 US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국민들에게 희망이 됐고, 이후 박인비(32ㆍKB금융그룹) 등 이른바 ‘세리 키즈’들이 성장해 위대한 기록들을 남겨왔다.

고인과 박세리의 인연은 1995년부터 시작된다. 삼성그룹은 그 해 고등학교 3학년이던 박세리의 메인 스폰서를 맡았고, 세계적인 골프 교습가인 데이비드 레드베터(68ㆍ영국)의 교육을 받도록 도왔다. 레드베터는 여자 선수들을 육성해 본 적이 없었지만, 고인의 도움이 있었기에 박세리와 인연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LPGA 투어 때는 박세리 전담팀이 가동해 그를 물심양면 도왔다. 삼성이 박세리에 후원한 금액은 당시로선 파격적인 연간 3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 같은 후원 아래 박세리는 1998년 LPGA 무대에서 메이저 대회인 맥도날드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석권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물가의 공을 포기하지 않은 채 신발과 양말을 벗고 워터 해저드에 발을 담가 공을 쳐낸 US오픈 최종라운드의 장면은 경제위기 속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줬다. 박세리가 고인을 자신의 골프 인생에서 잊지 못할 은인으로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인은 일상에서도 골프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다. 고 이병철 선대 회장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한 고인은 그룹이 보유한 골프장에서 임원 및 재계 관계자들과 유대를 쌓았다. 특히 골프 매너와 에티켓을 중시 여기며 이는 사업 영역에서의 신뢰와 직결된다는 철학도 강조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골프 실력도 출중했다. 경기 포천시 일동레이크 컨트리클럽 마운틴 코스 2번홀(파5) 티박스 옆엔 그가 1996년 재계 총수들과 골프 모임에서 이글을 기록한 걸 기념하는 소나무가 심어져 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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