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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낳았는지 보자" 공항서 女승객들 강제 검사한 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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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낳았는지 보자" 공항서 女승객들 강제 검사한 카타르

입력
2020.10.26 17:30
수정
2020.10.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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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드 공항 화장실서 조산아 발견
시드니행 여성 승객 13명 자궁 검사
호주 외무장관 "매우 유감" 공식 항의

카타르 항공 여객기. 한국일보 자료사진

카타르 항공 여객기. 한국일보 자료사진

카타르 당국이 도하 하마드 공항에서 조산아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친모를 찾겠다며 일부 여성 승객을 강제로 검사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자국 여성 13명이 검사를 받은 호주 정부는 "매우 유감"이라며 카타르 정부에 공식 항의했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달 2일 카타르 도하 하마드 공항 한 화장실에서 조산아가 발견됐다. 카타르 정부는 조산아의 친모를 찾기 위해 공항의 여성승객을 대상으로 자궁경부 검사 등을 실시했다.

당시 이륙을 앞둔 시드니행 여객기에 타고 있던 여성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내려 활주로에 있는 앰뷸런스로 옮겨가 강제 검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왜 검사를 받는지 알지 못한 채, 속옷까지 벗은 상태에서 여성 의사의 검진을 받아야 했다. 이 같은 사실은 호주 승객들이 피해 사실을 언론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이외에 검사를 받은 승객이 몇 명인지, 어느 나라 국적인지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은 상황. 하지만 이 항공편에서만 13명의 호주인 여성이 자궁 경부 검사를 받았다.

당시 여객기에 탔던 한 남성 승객인 볼프강 베이백은 가디언에 "의사가 최근 출산했는지를 알기 위해 여성의 자궁과 위, 아랫배 등을 검진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를 받고 온 이들이 모두 화가 나 있었다"며 "모든 이들이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집에 가기를 간절히 원했다"고 설명했다. 이 검사로 인해 해당 항공기는 4시간 동안 이륙이 늦춰졌다.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이 26일 자국 여성들을 강제 검사한 카타르 정부에 공식 항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이 26일 자국 여성들을 강제 검사한 카타르 정부에 공식 항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파문이 확산되자 26일 머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은 "일부 여성 승객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대우에 대해 호주 정부는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카타르 정부에 공식 항의했다. 그는 "여성들에 대한 대우는 불쾌하고 완전히 부적절했으며, 자유로운 동의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우리의 심각한 우려를 공식적으로 카타르 당국에 전했다"며 "외무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이 문제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인 장관은 또 기자들에게 "완전히, 완전히 충격적이고 공격적이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호주 연방경찰에 보고됐다.

이와 관련 하마드 공항은 성명에서 "의료 전문가들이 아이를 갓 낳은 여성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며 "조산아가 발견된 장소에 접근 가능한 승객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카타르 정부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조산아는 안전한 곳으로 옮겨져 보호를 받고 있으며, 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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