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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도 안 온 생모, 돈 달란 얘기만…언니에게 죄책감 갖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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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도 안 온 생모, 돈 달란 얘기만…언니에게 죄책감 갖길"

입력
2020.10.27 09:41
수정
2020.10.2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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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만에 나타나 유산 챙긴 '제2의 구하라' 사건
동생 "언니가 생모에게 보험금 갈까 불안해 해"

사진은 사건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사건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28년 만에 나타난 생모가 암으로 숨진 딸의 억대 보험금과 유산을 받은 '제2의 구하라' 사건이 발생했다. 그 동안 딸을 돌봤으나, 오히려 생모로부터 병원비로 사용한 돈을 달라는 소송에 휘말린 계모와 이복 동생은 "(고인에 대한) 추모나 애도, 감사 표현도 전혀 없고 돈 얘기부터 직설적으로 하신 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암 진단을 받고 올해 2월 숨진 김모(29)씨의 이복동생 A씨는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서 "언니가 생전에 장례식장에 친모 측을 부르는 것도 원치 않아 했을뿐더러 예의상 부르려고 연락이라도 하려고 보니까 휴대폰에 번호도 없더라"고 전했다. 생모는 김씨가 태어난 후 1년 조금 넘는 기간을 빼고는 연락조차 없이 지냈다고 알려졌다. A씨는 "아버지가 2014년에 돌아가셨는데 그때도 생모라는 사람은 양육비 한 번 준 적 없다"라고 했다.

딸의 장례식장에도 모습을 비추지 않던 생모는 상을 다 치르고 나서야 계모에게 연락했다. A씨는 "대출도 있고 자기도 생활고에 시달리는데다 본인이 생모니까 언니의 상속 재산에 대해서 챙겨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이 나왔다"고 했다. 이후 생모는 본인이 단독 상속자인 사실을 알고 사망 보험금과 퇴직금, 김씨가 살던 방의 전세금 등 1억5,000만 원을 가져갔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김씨는 사망 후 생모에게 보험금이 간다는 사실을 알고 불안해하면서 수익자 변경 절차를 밟는 과정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게 됐다는 설명이다. A씨는 "언니가 가기 전 바로 전날 새벽에 잠도 못 자고 걱정하기에 다음 날 보험사에 서류를 들고 갔다"라고 했다. 그러나 미처 절차가 매듭되기 전 사망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생모는 이들을 상대로 딸의 체크카드와 계좌에서 사용된 5,500여만 원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서울동부지법에 냈다. 딸의 계좌에서 결제한 병원 치료비와 장례비가 자신의 재산이라는 취지다.

A씨는 "저희 집도 부유한 형편이 아니고 어머니도 1년 동안 언니 간병하느라 수입이 없다"라며 "제 앞으로 카드론까지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언니가 준비할 시간도 없이 갑작스럽게 간 것이기 때문에 장례는 치러야겠고, 언니 뼈를 뿌릴 수도 없는 거고 납골당도 해야하니 언니 암 진단비 나왔던 돈에서 사용한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결국 2차례 조정기일을 열고 생모가 계모에게 전세금 일부인 1,000만원 미만의 돈을 지급하는 것으로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생모를 향해 "저희 어머니랑 언니한테 고맙다고 한 말씀 안 하신 점, 평생 죄책감 가지시면서 떳떳하게는 못 사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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