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2016 아프간 파병 특수부대 SASR
포로, 민간인 등 최소 39명 고의 살해 정황
호주군 특수부대 SASR가 아프가니스탄 파병 기간 포로와 민간인 등 39명을 살해했다는 호주 국방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ㆍ현직 호주 군인 25명이 중범죄에 연루된 증거도 발견됐다.
폴 브레레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항소법원 판사는 19일 현지 파병 특수부대원들이 자행한 살인에 대한 증거를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브레레턴 판사는 2016년 아프간 전쟁범죄 특별조사관으로 임명된 후 조사를 진행해 왔다. 앵거스 캠벨 호주 국방참모총장(한국의 합참의장 격)은 아프간에 파병됐던 전ㆍ현직 호주군 특수부대원 25명이 2005년부터 2016년까지 23차례에 걸쳐 39명을 살해했다는 신뢰할만한 정보가 보고서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상관이 하급자에게 살인을 부추겼다는 부분이다. “‘블러딩’이라고 불리는 병사의 첫 사살 의식을 위해 상병급 순찰 지휘자가 병사에게 포로를 쏘라고 명령했다는 믿을 만한 정보가 있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들어 있다고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SMH)는 전했다. 살인 은폐를 위해 SASR 병사들은 희생자 옆에 권총과 수류탄 등을 늘어 놓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무고한 민간인을 반군 게릴라로 둔갑시킨 셈이다. 캠벨 총장은 “이들의 잔혹 행위는 비교전 상황에서 벌어진 것”이라며 “최악의 군 기율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SASR의 전쟁 범죄는 전직 법무관인 데이비드 맥브라이드가 관련 비밀문서를 현지 방송사에 제보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맥브라이드 전 법무관은 비밀누설 사실을 인정한 뒤 기소됐지만, 이를 계기로 호주군의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 캠벨 총장은 조만간 불법 살인 연루자 19명을 소환해 심문하고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SASR를 해체 후 재편할 예정이며 명칭도 변경한다고 SMH는 전했다. 다만 호주 군당국은 해당 보고서 전문을 공개하진 않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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