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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결시만은 제발..." 수험생 향한 수험생의 이유 있는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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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결시만은 제발..." 수험생 향한 수험생의 이유 있는 호소

입력
2020.11.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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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무더기 결시 우려
수능 등급 컷에 영향 전전긍긍
"자도 좋으니 와서 시험만 봐라"

2021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9일 앞둔 24일 부산 구덕고에서 고3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9일 앞둔 24일 부산 구덕고에서 고3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2년생 인생 왜 이러나요. 이제는 수능 결시생까지 고민해야 하나요. 정말 수능 안 보실 건가요?

입시 관련 커뮤니티 수만휘 네이버 카페

다음달 3일 치러지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27일 각종 입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능 응시를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우려해 수능 포기를 고민하는 수시 합격생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같은 수험생끼리 응시를 독려하고 있다. 결시생이 많아질수록 수능 등급에 영향을 끼쳐 대학 입시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올해 수능 결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앞서 6월 모의평가 결시율은 18.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커뮤니티에도 상당수의 수험생들이 '수능을 봐야 하느냐'는 질문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 이미 수시전형에 합격해 수능 점수가 필요 없는 수험생들이다.

일부는 학생부 교과전형이나 논술전형 응시생들로 수능 최저 기준이 필요하지 않아 수능을 보지 않아도 된다. 자칫 수험장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수능 이후 각 대학교에서 치러질 면접이나 논술, 실기시험에 응시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많은 대학이 코로나19 확진자나 격리자에게는 응시를 제한하고 있다.

"수시 합격생 수능 포기 글에 마음 무너졌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영동지역 고사장 방역 지원에 나선 육군 8군단 예하 102기갑여단 장병들이 27일 속초 설악고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영동지역 고사장 방역 지원에 나선 육군 8군단 예하 102기갑여단 장병들이 27일 속초 설악고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년에는 대학 입시에 수능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경험상 수능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능이 필요 없는 수험생은 물론 일찍이 재수를 결심한 수험생들도 응시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한 커뮤니티에는 "수시에 이미 붙었겠지만 경험상 수능 보러 가시는 분들도 많이 줄 것 같다", "수능을 포기하겠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와 마음이 무너졌다", "정말 수능을 안 보실 거냐" 등 무더기 결시가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글들이 제법 올라왔다.

결시율이 높을 경우 본인의 평소 실력과 달리 수능 등급이 낮아질 수 있다. 전체 응시 인원이 줄면 등급별 인원 규모도 작아져 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평소 2등급에 들던 수험생이 몇 점 차이로 3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다. 수능으로 대학에 가야 하는 정시생들에게는 큰 타격이다.

"결시할 분들, 최저러를 위해 수험장에 와서 잠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6일 앞둔 27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사대부고에서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뉴시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6일 앞둔 27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사대부고에서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 뉴시스

수능 최저 기준이 필요한 일부 수험생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코로나19 탓에 하위권 수험생들까지 무더기 결시를 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는데, 하위권 수험생들이 많이 빠지면 자신의 수능 등급도 내려갈 수 있다. 자칫 최저 기준을 맞추는 데 실패해 대학 문턱에서 입시 좌절을 경험할지도 모른다.

한 누리꾼은 "기존 7~9급 학생들이 코로나19 위험을 감수하고 수능을 치러 오지 않겠죠"라고 반문하며 "하위권의 결시가 등급 컷 상승에 영향을 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올해 수능 최저 기준 맞추기는 가장 어려운 해가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에 수험장에 와 달라는 호소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수능 만점자나 안정적으로 1등급을 받는 수험생이 아니라면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니 서로 도와주자고 격려했다.

누리꾼들은 "자도 좋으니 시험만 봐달라", "(올해 수능 포기한 분들은) 와서 다 찍고 주무시면 안 되냐", "최저러(수능 최저 기준이 필요한 수험생)를 위해 제발 봐 주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에 한 누리꾼은 "저는 수능이 필요 없는 사람인데 수능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깔아주러 가겠다. 한 줄로 다 찍고 자겠다"고 화답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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