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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구의역 김군에 "걔만 신경썼으면…" 발언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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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구의역 김군에 "걔만 신경썼으면…" 발언 파장

입력
2020.12.18 10:39
수정
2020.12.1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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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경기 화성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열린 살고 싶은 임대주택 보고회에 참석해 있다. 문 대통령 앞으로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LH사장이 보이고 있다. 화성=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경기 화성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열린 살고 싶은 임대주택 보고회에 참석해 있다. 문 대통령 앞으로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LH사장이 보이고 있다. 화성=왕태석 선임기자


"구의역 사고를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이잖아요. 마치 (박원순) 시장이 사람을 죽인 수순으로 공격을 받는 중이에요."

"위탁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거죠.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되는데."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을 맡았던 2016년 6월 당시 간부회의에서 '구의역 사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구의역 사고는 그해 5월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내 스크린도어를 홀로 수리하던 김모(당시19세)군이 열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이다. 열악한 노동환경에 몰린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가 사망한 대표 사례다. 그러나 변 후보자의 발언은 김군의 죽음을 '개인 탓'으로 돌리며 왜곡된 노동 인식을 드러낸 것이어서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김군 죽음에 억울하게 비난" 박 시장만 걱정한 변창흠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SH공사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회의 회의록' 자료에 위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회의는 구의역 사고 발생 한 달쯤 지나 열렸다. SH공사 사장이었던 변 후보자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 때문에 (박원순) 시장이 공격을 받고 있다"며 "어마어마한 일인데 하나하나 놓고 보면 서울시 산하 메트로(서울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거죠"라고 말했다. 김군의 죽음으로 인해 애꿎은 상위기관 감독자인 박원순 당시 시장이 억울하게 비난을 받고 있다는 뉘앙스가 담긴 발언이다.

그러나 구의역 사고는 대법원이 사측의 지휘·감독 책임을 인정한 산재 사고다. 서울시-서울메트로-퇴직자들의 하청회사-하청회사의 비정규직 순으로 이어지는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알고도 방치했기에 서울시에 대한 비난이 컸다. 이 때문에 김은혜 의원은 "변 후보자의 이러한 인식은 총체적인 시스템 부실이 초래한 인재 참사를 두고 업체 직원이 실수로 사망한 것으로 치부하는 등 희생자를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8일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8일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기계약 전환 약속 안 지키고 지인 채용?

변 후보자는 SH사장 재직시절 마케팅 전문 계약직 직원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취소하고 지인을 채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변 후보자와 SH는 2013년 3월 단기계약직으로 마케팅 전문가들을 채용했다. "실적이 우수한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조건을 명시한 공고도 냈다. 이후 채용절차를 걸쳐 7명의 마케팅 전문가를 비정규직으로 뽑았다.

그러나 김 의원실은 SH는 7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대신, 변 후보자의 세종대 제자를 2015년 6월에 신규 채용했다고 주장했다. 기존 비정규직 직원 7명에게는 무기계약직 전환이 아닌 비서나 홍보지원 등의 업무 전환을 제안했다는 얘기다. 이에 7명의 비정규직 중 2명이 전환을 거부하고 부당처우로 소송에 돌입했고, 2017년 2월 대법원은 비정규직들의 손을 들어줬다.

김은혜 의원은 "정규직과 일은 동등하게 하면서도 처우는 부당한 비정규직 문제는 공기업·부처의 수장으로서 자질과 도덕성에 직결되는 문제"라며 "약자인 비정규직 청년들에 대해 변 후보자가 공정과 정의를 저버린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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