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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보아가 몰래 들여 온 '졸피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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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보아가 몰래 들여 온 '졸피뎀'은?

입력
2020.12.1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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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유도 기능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효과 빠른 수면유도제

졸피뎀

졸피뎀


가수 보아(본명 권보아ㆍ34)가 해외에서 향정신성의약품 졸피뎀을 몰래 들여온 혐의로 지난 16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형사부에서 조사를 받았다. 보아 측은 현행법을 잘 몰라서 저지른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이전에도 god 멤버 가수 손호영과 방송인 에이미 등 연예인들이 졸피뎀 때문에 검찰 조사를 받아 ‘졸피뎀=마약’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있기도 했다.

졸피뎀은 사실 의사 처방에 의해서만 구입할 수 있는 '수면유도제'다. 뇌에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작용을 강화해 진정ㆍ수면 효과를 나타낸다. 효과가 빨라 잠자기 직전에 먹는다. 또 약물 의존성과 오ㆍ남용 위험이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이 약품은 정신건강의학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진료과에서 당뇨병·심부전·관절염 등을 앓고 있는 환자가 통증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때 처방되고 있다. 서정석 건국대 충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연예인들이 졸피뎀을 복용한 것은 처방이 쉽고 효과가 좋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면제는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는 항불안제다. 벤조다이아제핀 약물이 대표적이다.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항불안제는 불안 조절뿐만 아니라 수면 유도, 근육 이완, 경기(驚起)ㆍ발작 예방 등 다양한 작용을 한다.

억지로 뇌파를 졸리게 해 기억력이 떨어지고, 잠을 깨도 머리가 띵하고 개운하지 않은 부작용이 있다. 같은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할시온(성분명 트리아졸람)도 불안, 짜증, 건망증, 공격적 성향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 같은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수면제의 부작용을 보안해 수면 유도 기능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개발된 약이 비(非)벤조다이아제핀 수면유도제다. 대표적인 수면유도제가 졸피뎀이다.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할 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졸피뎀은 수면만 유도하고 몸에서 빠져나가므로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항불안제보다 안전하다. 하지만 졸피뎀 등 수면유도제도 장기간 오ㆍ남용하면 부작용이 더 심각하다.

따라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구입할 수 있다. 수면장애를 이유로 수면다원 검사를 하지 않고 졸피뎀을 계속 복용하면 문제될 수 있다. 졸피뎀의 자려고 하는 힘과 수면장애의 자지 않으려고 하는 힘이 충돌하면 몽유 증상이나 수면 중 섭식장애 등이 생긴다.

졸피뎀의 또 다른 위험성은 자주 먹으면 수면하기 위해 먹어야 하는 복용량이 점점 늘어나는 점이다. 졸피뎀 복용량이 점점 늘어나면 수면장애 증상도 점점 심각해져 잠을 도저히 잘 수 없게 되는 등 부작용이 심해진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공단도 부작용을 우려해 졸피뎀을 한 번에 28일 이상, 할시온은 21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고 했다.

그러면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를 안전하게 먹는 방법은 뭘까.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정해진 용법, 용량을 꼭 지켜야 한다. 또한 불면증으로 3주 이상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수면다원검사를 받아 불면증 원인을 찾고, 근본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밖에 수면제나 수면유도제를 복용해서는 안 될 때도 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약물 복용 시 호흡 기능이 떨어져 위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심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수면다원 검사로 이 같은 증세가 확인되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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