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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3단계 코앞인데… 의원실 방역은 '의원님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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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3단계 코앞인데… 의원실 방역은 '의원님 마음대로'

입력
2020.12.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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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27일 국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해 방역업체 직원이 청사 내부 방역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8월27일 국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해 방역업체 직원이 청사 내부 방역을 하고 있다. 뉴스1


"의원님 허락이 없으면 코로나19 3단계여도 재택근무는 남의 나라 얘기죠."

2년차 국회 비서 A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대를 웃돌면서 강도 높은 방역 준수가 절실하지만, 국회 보좌진들의 '거리 두기 실천'은 요원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사무처가 방역을 위해 '재택근무 의무 지침'을 개별 의원실에 전달해도 지키지 않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마련하는 여당이나 정부 대응을 비판하느라 분주한 야당 의원 모두 '의원실 방역'엔 무심하다는 지적이다.


재택근무 의무화지만 의원실마다 천차만별

20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국회는 수도권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지난 8일부터 상주 인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근무인원의 3분의1 이상에 대한 재택근무를 의무화했다. 개별 의원실에 "사무실 밀집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현황을 제출해달라"는 공문도 보냈다.

현재 국회에서 일하는 의원 보좌진은 2,600여명. 그러나 의원실마다 '방역 수칙 실천율'은 천차만별이다. 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가 최근 자체조사한 결과 재택근무나 연가 사용을 의무화한 의원실은 전체의 40% 수준이었고, 국민의힘은 이를 밑도는 수준으로 전해졌다. 의원실 운영은 전적으로 개별 의원의 권한인데, 의원이 먼저 재택근무를 하라고 지시하지 않으면 보좌진이 나서서 얘기하기 어려운 업무 환경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 소속 비서 A씨는 "정기국회가 끝난 이후 곧바로 인사청문회가 이어져 검토할 자료가 쏟아지다 보니 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사무실에 나오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재선 의원 소속 비서관 B씨는 "국회사무처가 공문을 보낸 직후 3,4일간 재택근무를 시행하다 전원 출근으로 되돌아왔다"며 "코로나 3단계가 곧 시행된다는 '지라시'가 돌때도 의원실에선 재택근무부터 다시 하자는 얘기는커녕 '이발부터 하고 와라'는 농담만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 소속 보좌관 C씨도 "재택근무 의무화 지침이 보좌진들에게 전달돼도 잘 지켜지지 않자 인턴과 비서들이 의원들한테 직접 공지를 해달라고 말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회 관계자가 본관에서 출입자의 체온을 측정하는 모습. 뉴시스

국회 관계자가 본관에서 출입자의 체온을 측정하는 모습. 뉴시스


"의원실 운영 책임자인 의원이 변해야"

국회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해 '안전지대'가 아니다. 국민의힘은 19일 윤희석 대변인이 확진 판정을 받자 당 차원에서 부랴부랴 전원 재택근무 체제 전환을 알리기도 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거리두기'가 정착되려면 의원들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보좌진협의회 관계자는 "21대 국회가 개원한지 6개월 남짓 지났고 초선 의원이 많다 보니 보좌진들과 손발을 맞춘 기간이 짧은 일부 의원들은 대면 근무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택근무 활성화를 위해 외부PC 사용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안내했지만, 결국 의원실 운영 책임자인 의원들의 변화가 없으면 재택근무가 정착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비롯한 방역 수칙 준수 의무는 의원실도 예외가 아니다"면서 "개별 의원들이 지침을 잘 지키도록 안내를 강화하고 실천을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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