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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바닥인데 3000P?…장밋빛 전망 속 거품 논란도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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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바닥인데 3000P?…장밋빛 전망 속 거품 논란도 고개

입력
2021.01.07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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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경기와 자산 시장 괴리 커져..."조정 온다"경고
증권사들은 3,300 제시하며 전망치 올려
실적 시즌 결과 따라 장기 향뱡 갈릴 듯

시각물_주요 증권사 2021년 코스피지수 최대 전망치

시각물_주요 증권사 2021년 코스피지수 최대 전망치


최근 거침없는 상승세를 기록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던 코스피가 6일 개장과 동시에 3,000선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다.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사기 열풍이 코스피 3,000시대를 연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면 코스피가 연말까지 최대 3,300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급등해 과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증시 역시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전날보다 22.36포인트(0.75%) 내린 2,968.21에 거래를 마쳤다.


41년 만에 '터치'한 코스피 3000... '동학개미'의 힘

코스피는 이날 오전 개장 직후부터 치솟기 시작하더니 최고 3,027.16포인트를 '터치'했다. 코스피가 3,000선 고지를 밟은 건 2007년 7월 25일 종가 기준으로 2,000포인트를 넘긴 이후 약 13년 5개월 만이다. 1980년 1월 4일 코스피가 태어난 지 41년 만에 우리나라 증시에 새 역사가 쓰인 셈이다.

'3,000피' 도약 주역은 역시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개인들은 장 초반부터 코스피에서 3,500억원 가까이 매수하며 전날 2,990.57에서 멈춘 지수를 3,000 위로 밀어올렸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폭락장에서 막대한 뭉칫돈을 투입하며 지수를 떠받쳐 온 이른바 '동학개미'들은 연말부터 기관과 외국인들이 뱉어낸 물량을 쓸어담으며 3,000선 돌파를 주도했다.

비록 이날 과도한 지수 상승을 경계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688억원과 1조3,757억원을 팔아치웠지만, 개인이 2조241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 급락을 막아냈다.


실물-금융 시장 괴리 심각..."강항 조정 온다" 경고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거리 건물에 붙은 임대 문의. 뉴스1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거리 건물에 붙은 임대 문의. 뉴스1

코스피가 개인 투자자 화력에 기댄채 단기간에 너무 빠르게 급등하자, 조만간 조정장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과거에도 개인 투자자 주도로 주가가 급등한 뒤 어김없이 폭락하는 현상이 여러차례 벌어졌다.

실물 경기는 바닥인데, 주가만 고공행진을 하는 괴리 현상도 여의도 증권가에서 단기 하락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이나 일평균 수출, 기업 이익 등 코스피 지수를 설명할 수 있는 경제 변수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앞서가고 있다"며 "그 동안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왔지만, 지난해 한 해 동안 30% 넘게 뛰면서 이제는 고평가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이 '거품'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47배로, 10년 평균(9.8배)은 물론 5년 평균(10.1배)보다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현재 주가가 순이익에 비해 비싸다는 뜻으로, 올해를 제외하면 이 정도 수준의 PER은 2000년 '닷컴버블 시기'가 유일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총생산 대비 전체 상장주식 시가총액 비율을 뜻하는 '버핏지수'가 추세에서 표준편차를 벗어나 있다"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때처럼 큰 위기시 나타나는 국면"이라고 경고했다.


증권사 일제히 올해 코스피 전망치 상향... 꿈의 '3000피 시대' 본격적으로 시작되나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77포인트(0.09%) 오른 2,993.34에 장을 개장해 장중 사상 첫 3,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선 것은 2007년 7월 25일 2,000을 처음 돌파한 이후 약 13년 5개월여 만이다.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77포인트(0.09%) 오른 2,993.34에 장을 개장해 장중 사상 첫 3,000선을 돌파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선 것은 2007년 7월 25일 2,000을 처음 돌파한 이후 약 13년 5개월여 만이다.연합뉴스

하지만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3,000 이상으로 줄줄이 상향 조정하며 여전히 장밋빛 전망을 거두지 않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달 4일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2,700~3,300으로 새롭게 제시했다. 11월 2,100~2,850으로 예상했던 전망치에서 크게 상향된 수치다. 한국투자증권도2,260~2,830 수준으로 예상하던 올해 코스피 지수를 2,620~3,100으로 높였다.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떠오른 덕분이다. 흥국증권은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 상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효과를 고려해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은 3% 중후반 수준일 것"이라며 "코스피 기업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38%가량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은행(IB)도 이 흐름에 가세했다. JP모건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시중 유동성이 주식 시장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한국 코스피 목표지수를 3,200으로 제시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기술주를 비롯한 다양한 업종을 앞세운 한국 증시가 미국은 물론 주요 신흥국 주가 상승률을 앞질렀다"며 "앞으로도 한국의 주가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코스피 향방을 놓고 전망이 팽팽하게 갈리자 시장의 시선은 곧 있을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 쏠리고 있다.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결과에 따라 코스피가 흔들릴 수도, 다시 힘을 받아 3,000선을 밀고 올라갈 수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박사는 "'버블은 깨지는 순간 버블인지 안다'는 말이 있다"며 "당분간은 기업 실적 개선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상황이 좋겠지만, 개발도상국 경제위기 현실화 등 대외 여건이 급격히 변하면서 금융시장에 충격이 오는 것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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