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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설제 없으면 빈 차라도 다녀라" 무안군 갑질에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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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설제 없으면 빈 차라도 다녀라" 무안군 갑질에 '파업'

입력
2021.01.10 13:49
수정
2021.01.1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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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설작업 중단돼 도로 빙판 주민 불편


10일 전남 무안군 남악신도심 전남도교육청 사거리 도로가 빙판으로 변하면서 차량이 보이지 않고 있다. 박경우 기자

10일 전남 무안군 남악신도심 전남도교육청 사거리 도로가 빙판으로 변하면서 차량이 보이지 않고 있다. 박경우 기자


"군수와 고위 공직자들 한낮 술판도 모자라, 제설 작업까지 멈춰버렸네요"

연일 폭설과 한파인데도 전남 무안군이 제설작업을 하지 못해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전남도청 등 행정관련 건물이 즐비한 무안읍 남악신도심 주민들이 도로가 빙판길이 되면서 차량운행을 못해 큰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무안군 등에 따르면 무안군과 3개월간 제설작업 차량 임대차 계약을 맺은 위탁회사 직원 A씨가 9일 낮 12시 20분쯤 제설작업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와 제설장비를 차량에서 분리한 뒤 자신의 차량 내부와 엔진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질렀고, A씨 동료 직원들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무안지역 제설작업이 멈췄다.

당시 이를 목격한 직원들이 소화기로 진화에 나섰고 119 소방대가 출동해 차량 일부만을 태우고 10분만에 불은 껐지만 무안지역 제설작업이 중지되는 바람에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이날 무안군의 적설량은 15㎝을 기록했다.

A씨는 무안군 해당 공무원의 갑질에 화가 났다고 주장했다. A씨 동료들은 "최근 나흘째 눈이 내리면서 제설작업에 동원돼 파김치가 되었는데 이날도 오전 3시부터 출근해 주요 도로 제설 작업을 벌이고 오전 10시쯤 아침밥을 먹기 위해 잠시 회사로 들어왔는데 공무원은 제설 민원이 폭주하니 무작정 또 다시 작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위탁 직원들은 "제설제(염화칼슘)가 바닥나 출동하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는데도 한 간부 공무원이 '눈이 계속 오고, 민원 항의가 빗발치니 빈 차량이라도 사이렌을 울리면서 다니라'고 큰 목소리로 지시해 화가났다"고 설명했다.

급기야 양측은 말다툼을 벌였고 화가 난 위탁 직원들은 제설차량 임대차 계약을 파기하자고 반발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전남도청 인근 주택가 도로의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남도청 인근 주택가 도로의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대해 무안군 관계자는 "오전에 큰 주요 도로는 제설작업이 이뤄졌으나 이면도로의 눈이 치워지지 않아 계속 민원이 들어와 제설제가 없으면 우선 차량 앞 부분에 삽날이라도 부착해 눈을 치워주기를 요청했다"면서 "제설차량 2대를 급히 운영해 주민불편을 최소화 하겠지만 다른 업체와 재계약을 해도 안전검사 등 최소 3일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해명했다.

무안 주민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주민 박모씨는 "제설작업을 하지 못해 아이들 학원차량 운행이 정지되면서 많은 주민이 불편을 느꼈다"며 "기상청에서 폭설을 예고했는데도 제설제를 구입 못한 군이 책임을 전가 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김모씨도 "제설 담당 공무원의 갑질 때문에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며칠 전 군수와 고위공직자들의 술판도 있었는데 연달아 이런 일들이 생긴 것은 공직기강이 도를 넘은 것 같다"고 비난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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