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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에 내 아까운 세금 쓰지말라" 40대 가장, 분노의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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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에 내 아까운 세금 쓰지말라" 40대 가장, 분노의 청원

입력
2021.01.10 15:02
수정
2021.01.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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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은 평범한 40대 가장이라고 밝혀?
일평생 성실히 세금 납부했는데 아깝다

미성년자 성폭행범 조두순이 12일 서울 남부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법무부 안산준법지원센터로 향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미성년자 성폭행범 조두순이 12일 서울 남부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법무부 안산준법지원센터로 향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8)에게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를 지급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왔다.

자신을 평범한 40대 가장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게시판에 “날씨가 추워지고 혼돈의 연말연시가 지나가고 있는데 날벼락 같은 뉴스를 접했다며”며 조두순의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를 언급했다.

그는 “언젠가 우리를 위해 쓰일 것이라는 생각에 지금까지 세금 한번 밀리지 않고 성실히 납부하며 살아왔다”며 “하지만 오늘 이글을 쓰는 이 시간 내가 세금을 꼭 이렇게 내야 되나, 참 말 갖지도 않은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이구나 하고 느껴 이렇게 국민청원을 작성해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민인 게 창피할 정도로 파렴치하고 괴물 같은 인간에게 월 120만원씩 국세를 투입해야한다고 하니, 이렇게 허무하고 세금 낸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고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남성은 “조두순은 지금까지 교도소에서 밥 먹이고, 옷 입히고 하는 것도 아까운 낭비다 생각했는데 이젠 기초생활수급자라고요?”라며 “참 어이가 없어지는 행정이고 법인 거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12년 동안 세금 한 푼 안내고 교도소에서 세금만 쓰고 나온 괴물 같은 인간에게 이제 죽을때까지 생활비가지 챙겨줘야 하는 법이라니요. 조수둔은 (세금을) 낸 게 없기에 받으면 안되는 것”이라며 “제발 저 행정이 집행되지 않게, 그래서 남아있는 국민들이 노하지 않게 부디 올바른 행정에 힘써주시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 한다”고 글을 마쳤다.

해당 청원글에는 10일 오후 2시 45분 현재 1만7,089명이 동의한 상태다.

조두순이 신청한 기초생활급여를 지급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왔다. 오후 2시 현재 1만6,498명이 동의했다. 홈페이지 캡처

조두순이 신청한 기초생활급여를 지급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왔다. 오후 2시 현재 1만6,498명이 동의했다. 홈페이지 캡처

조두순은 앞서 지난달 12일 만기 출소한 후 닷새 뒤 배우자와 함께 거주지 관할 안산시 단원구청을 방문,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두순의 배우자도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등 근로 능력이 없어 현재 주거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부가 기초생활 수급자로 선정되면 2인 기준 생계급여는 92만6,000원과 주거급여 26만8,000원 등 매달 최대 120만원 가량의 복지 급여를 받게 된다.

또 이날 만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30만원을 지급하는 기초연금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초연금을 받게 되면 생계 급여는 해당 액수만큼 줄어든다.

조두순은 출소 전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설명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고로 인한 재범을 막기 위한 조치로 출소 전 교정시설에서 출소 예정자들에게 설명해 주고 있다.

안산시 관계자는 “국민 정서와 맞지 않지만 부부가 사실상 근로가 불가능한 상태로 기준만 충족하면 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고, 관련법에 따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행법상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로 선정 여부를 통보해 줘야 해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조두순 피해자 ‘나영이’의 아버지는 지난 8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조두순이 120만원을 받는 것에 대해) 법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면서도 “피해자는 지금도 고통의 날을 보내고 있는데, 가해자는 정부 지원금을 받아 살아간다는 게 화가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텐데 생각하면 할수록 억장이 무너진다”고도 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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