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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다친 아빠 대신"... 인도네시아 9세 배달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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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다친 아빠 대신"... 인도네시아 9세 배달 소녀

입력
2021.01.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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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디나가 아빠 대신 배달할 물품을 받는 모습(왼쪽 사진)과 디나 부녀. 트리분뉴스 캡처

아홉 살 디나가 아빠 대신 배달할 물품을 받는 모습(왼쪽 사진)과 디나 부녀. 트리분뉴스 캡처

고젝 로고가 그려진 성인용 녹색 점퍼를 입은 소녀가 카페 계산대 앞에서 휴대폰을 응시하고 있다. 소녀는 주문 내용을 확인하는 듯한 모습이다. 최근 인도네시아 중부술라웨시주(州) 팔루에서 찍힌 사진 한 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회자됐다. 소녀의 정체와 사연이 알려지자 네티즌은 응원했다.

11일 트리분뉴스에 따르면 소녀는 고젝 기사인 우스카리(46)씨의 막내딸 디나(9)이다. 디나는 아빠의 배달 일을 돕고 있다. 고젝은 그랩과 더불어 인도네시아 양대 승차공유업체로 주로 오토바이택시(오젝)를 가리킨다. 승객 운송이 본업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음식, 생필품 등을 배달하는 생활물류의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우스카리씨는 지난해 11월 말 뺑소니 사고를 당해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보름간 일을 쉬었지만 생계를 위해 다시 오토바이 운전대를 잡았다. 그러나 오토바이를 세우고 상점에 걸어 들어가서 주문 물품을 받아오는 일은 상한 다리 탓에 쉽지 않았다. 그는 "의사는 쉬라고 권유했지만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목발을 짚고도 걷는 게 힘들어서 딸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우스카리씨는 홀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디나는 아빠의 다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빠가 오토바이에 앉아 기다리는 동안 가게에 들어가 고객들이 주문한 물품들을 받아왔다. 하루 10번을 배달해야 약간의 보너스가 주어지지만 우스카리씨는 딸을 위해 오후 10시 전에는 일을 마쳤다.

고젝 기사 우스카리씨 부녀. 쿰파란 캡처

고젝 기사 우스카리씨 부녀. 쿰파란 캡처

사진 덕에 디나는 유명 인사가 됐다. 우스카리씨는 "딸이 돕고 있는 사진을 본 친구와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기부를 하고 있다"라며 "저 같은 사람을 배려해 준 네티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해당 SNS 계정엔 5만명 이상이 "아버지를 도와주는 효녀" "예쁜 딸을 축복해요" "기사님, 빨리 나으세요" 등의 댓글로 부녀를 응원했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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