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나경원·박영선의 예능 나들이 “특혜” vs “유튜브도 되는데?”

알림

나경원·박영선의 예능 나들이 “특혜” vs “유튜브도 되는데?”

입력
2021.01.12 04:30
6면
0 0

서울시장 잠재 후보들의 예능 출연을 둘러싼 말말말

“국민들과의 새로운 의미의 만남이자 대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평상시 잊고 지냈던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시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명백히 선거에 개입한 것이고 공정성을 상실한 것”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신이 없는 건지, 세탁이 필요한 건지, 특혜를 누리겠다는 건지…”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출연분. 지난 5일 방송된 나 전 의원 편은 분당 최고 15.4%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TV조선 화면 캡처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출연분. 지난 5일 방송된 나 전 의원 편은 분당 최고 15.4%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TV조선 화면 캡처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 출연으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나 전 의원은 5일 방송에서 다운증후군 장애가 있는 딸과의 일상을 공유해 화제를 모았다. 남편과 소박하게 지내는 모습을 다룬 박 장관 편은 이번 주 전파를 탄다.

'대중 인지도가 높은 여성 정치인의 사생활 공개'라는 콘셉트로 프로그램은 상당한 화제가 됐다. 나 전 의원 편 시청률은 분당 최고 15.4%로, 프로그램 자체 최고 기록을 썼다.

그러나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가 확실시되는 두 사람의 방송 출연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불공정 경쟁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예능을 통해 쌓은 이른바 ‘방송용 이미지’가 자칫 국민의 눈을 가릴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두 사람의 방송 출연이 공직선거법 위반은 아니다. 보궐선거 선거방송심의위는 선거 60일 전에 꾸려지기 때문에 선거 61일 전까지는 방송 출연에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는다. TV조선은 여당과 야당 인사를 차례로 출연시켜 당장의 형평성 시비를 피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남편 이원조 변호사와 ‘아내의 맛’에서 생생한 일상을 공개한다. TV조선 제공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남편 이원조 변호사와 ‘아내의 맛’에서 생생한 일상을 공개한다. TV조선 제공


하지만 특정 정치인이 선거 출마를 앞두고 보도 프로그램이 아닌 예능 방송에 출연해 연출된 사생활을 노출하고 일방적으로 자기 얘기를 하는 것은 사전 선거운동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11일 “정치인이 방송에서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는 것은 이미지 형성에 분명한 영향이 있다”며 “방송사와 후보 스스로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예비 후보들이 출연 기회를 얻지 못하는 점도 논란거리다. 시청률을 좇는 방송 생리를 감안하면 거대 정당 소속 유력 정치인이나 인지도가 높은 극소수의 정치인에게 섭외가 쏠릴 수밖에 없다. '나경원'과 '박영선'이 화제에 오를 수록 우상호 의원, 오세훈 전 시장, 김진애 의원 등은 떨떠름해 할 수밖에 없다.

예비 후보자들의 방송 출연을 둘러싼 신경전은 선거철마다 되풀이됐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5개월쯤 앞두고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4월 총선 때는 MBC의 ‘공부가머니?’가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장진영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를 출연시켰다가 방송심의위에서 ‘주의’ 처분을 받았다.

물론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한 정치인 섭외 자체를 막는 것은 과도한 제재라는 반론도 있다. 최근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파급력이 방송을 능가하는 상황에서, TV 프로그램에만 출연 제한을 두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이다.

이서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