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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연극 관람 돕고, 탄소배출 줄이고... 국립극단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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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연극 관람 돕고, 탄소배출 줄이고... 국립극단이 바뀐다

입력
2021.01.18 15:1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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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보 예술감독, 2021년 극단 운영방안 발표

18일 오전에 열린 국립극단의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김광보 예술감독이 올해 운영방안과 주요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립극단 제공

18일 오전에 열린 국립극단의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김광보 예술감독이 올해 운영방안과 주요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이 장애인도 마음껏 연극을 관람할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사회적 약자에 대한 장벽 제거)' 공연 제작에 앞장서기로 했다. 연극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18일 국립극단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2023년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극단이 내세운 3대 가치는 '공공성 강화'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 보장' '적극적인 기후 행동'이다. 국립극단은 지난해 11월 신임 예술감독으로 김광보 연출가를 선임하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우선 국립극단은 영미권 연극계의 화제작을 촬영해 상영하는 영국 국립극장의 '엔티라이브(NT Live)' 모델을 목표로, 공연의 영상화 작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10억원의 예산이 새로 편성됐다. 온라인 극장이 개발되면 장애 관객의 예술 접근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극단은 온라인 작품에 음성 해설이나 수어 등을 삽입할 계획이다.

표현의 자유를 강화하는 첫걸음도 밟는다. 지난 정권 때 불거졌던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사회적 기억을 위해 국립극단 차원의 사례집을 내기로 했다. 김 감독 역시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피해자였다.

극단이 환경운동에 팔을 걷는다는 사실도 이색적이다.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국립극단은 연극에 쓰이는 소품, 무대장치 등을 다른 극단과 공유하는 등 자원 소비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신임 예술감독의 역점 사업에는 올해 신설된 '창작공감' 프로젝트가 꼽혔다. 김 감독은 "국립극단의 변화를 위해서는 (연극인의) 세대별 층이 두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창작공감은 저의 다음 다음, 그리고 또 그 다음의 후배들을 육성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연극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안정적인 환경에서 작품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는 해마다 특정 주제를 놓고 연출가와 작가를 선정, 제작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국립극단은 올해 20개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그 중에서도 김 감독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로드킬 인 더 씨어터'(10월22일~11월14일)와 '엔젤스 인 아메리카'(11월26일~12월26일)를 '올해 기대작'으로 주목했다. 예기치 못한 죽음을 당한 동물의 시선에서 전개되는 인간 중심 세계관에 대한 비판과, 1980년대 시절 급변하는 미국 사회의 이야기를 각각 다룬다.

김 감독은 '연극은 시대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는 "코로나19가 현재 진행형인데, 극작가들이 국립극단에 현 상황을 극작으로 제작을 제안해 준다면, 가능하면 내년에는 (연극으로) 다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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