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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안 베낀 게 뭐냐" 까도 까도 나오는 표절, 줄잇는 수상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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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안 베낀 게 뭐냐" 까도 까도 나오는 표절, 줄잇는 수상 취소

입력
2021.01.19 15:00
수정
2021.01.2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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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남의 소설 도용한 손모씨 수상 취소
노래 가사·보고서·사진 표절 의혹도 잇달아

뿌리, 김민정 작가. 2018년 백마문화상을 받은 작가 김민정씨가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뿌리, 김민정 작가. 2018년 백마문화상을 받은 작가 김민정씨가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경기 포천시는 지난해 '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을 탄 손모씨의 수상을 취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9일 포천시 관계자에 따르면 손씨는 지난해 포천시 주관 전국 독후감 공모전에서도 우수상을 수상했다. 시는 상금과 상패를 회수할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문학은 논문과 달리 데이터베이스화돼서 표절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재해서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 상을 지방자치단체가 남발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1년 동안 계획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설 업체처럼 쉽게 남발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손씨는 김민정씨의 작품 '뿌리' 전체를 베껴 2020 포천38문학상 공모전에 제출해 수상했다. 또 포천시 주관 2020 전국 독후감 공모전에도 과거 인터넷 블로그에 올려진 글을 베껴 제출해 우수상을 탔다.

한편 손씨는 가수 유영석이 1994년에 발표한 '화이트'라는 곡의 가사 후렴구도 표절, 지난해 '제6회 디카시 공모전' 대상에 선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상은 뒤늦게 취소 됐다.

당선 취소 소식을 들은 손씨는 당시 오히려 "글은 5행 이내 시적 문장이면 될 뿐이지 본인이 창작한 글이어야 한다고 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노래를 인용했다"고 반박했다.

손씨는 디카시연구소 사무국장과 주최 측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걸어 2월 초 통영에서 재판이 예정돼 있다. 디카시연구소 측은 "공모전이라는 타이틀은 이미 '창작'을 전제로 하는 문학 대회"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낀 보고서로 특허청장상까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런 가운데 손씨는 리포트 공유 누리집에 올라와 있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특허청장상' 등 여러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공모전에서 수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특허청이 주최한 '2020 혁신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손씨는 특허청장상을 받았다.

그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신개념 자전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케이-바이크(K-BIKE)'라는 제목의 아이디어를 제출했는데, 이는 리포트 공유누리집 '해피캠퍼스'에 2018년 4월 올라온 보고서와 제목이 일치한다.

손씨는 지난해 11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주최한 '정보통신 공공데이터 활용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도 '마이 스트리트 듀얼리티'라는 제목으로 장려상을 받았다.

이 또한 지난해 6월 '오픈 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관광 상품 발굴과 안전한 재난 대피 유도'라는 제목으로 해피캠퍼스에 올라온 보고서와 제목이 같다. 진흥원은 사실 관계 확인 후 포상을 회수할 계획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사진 베껴 공모전 수상도

지난해 11월 손씨가 올린 공모전 수상 내용.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11월 손씨가 올린 공모전 수상 내용. 페이스북 캡처

손씨의 표절 경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자신의 SNS에 "국토일보가 공동 주관한 '제1회 대한민국 건설 사진 전국 공모전'에서 일반부 장려상을 수상했다"고 올렸다.

콘크리트콘스트럭션 기사 사진. 홈페이지 캡처

콘크리트콘스트럭션 기사 사진.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본인이 찍었다고 주장한 사진은 2018년 8월 '콘크리트컨스트럭션'이라는 매체에 올라온 사진이었다. 현재 수상작을 발표한 국토일보의 지난해 11월 기사를 보면 현재 손씨는 수상작 목록에 없다. 수상 취소가 추정되는 대목이다.

앞서 단편소설 '뿌리'로 2018년 백마문학상을 받은 김민정씨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소설 '뿌리'의 본문 전체가 무단도용됐으며, 제 소설을 도용한 분이 2020년 무려 다섯 개의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하였다는 것을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혔다.

김씨에 따르면 소설 '뿌리'를 도용한 남성은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 △'2020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 등을 수상했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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