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라웨어 송별 연설하며 눈물도
극단주의 등 12명 주 방위군 배제
철통 경계 위한 현역 인력 추가로
19일(현지시간) 오후 5시30분, 미국 워싱턴의 중심부 내셔널몰 링컨기념관 앞에 400개의 조명이 일제히 켜졌다. 이어 워싱턴 국립 대성당의 종이 400차례 울렸고,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시애틀 스페이스니들 등 미 전역의 주요 건물들도 불을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숨진 미국인 40만명을 추모하는 자리였다. 감염병 종식과 국민의 생명. 바이든 행정부의 최대 과제가 무엇인지를 상징하는 장면이다.
추모와 작별의 취임 전야
백악관 입성 하루 전날 바이든 당선인은 “델라웨어의 아들인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고향에 애틋한 작별 인사를 고했다. 특히 2015년 뇌종양으로 숨진 큰 아들 보를 언급하는 순간 눈물을 참지 못했다. 보의 이름을 딴 주(州) 방위군 및 예비군 센터에서 고별 연설을 하던 그는 “그(보)가 여기에 없다는 게 유일하게 애석하다”고 했다. 바이든은 전세 여객기를 타고 워싱턴으로 향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후임자를 위해 정부 전용기를 보내는 게 관행”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자 지원에 관심이 없어서 바이든 참모진도 별도로 요청하지 않고 자체 여객기를 이용했다”고 전했다.
취임 메시지는 단합과 통합
바이든은 워싱턴 세인트매슈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며 대통령으로서 첫날을 맞았다. 가톨릭을 믿는 대통령은 존 F 케네디에 이어 두 번째다. 과거 대통령들은 취임 당일 ‘대통령의 교회’로 불리는 세인트존스 교회에서 예배를 봤다. 미사에는 여야 지도부도 참여한다. 바이든과 가까운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CNN방송에서 “대통령이 줄곧 강조한 단합에 대한 중요한 제스처”라고 설명했다.
대폭 축소된 취임 행사도 단합과 통합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그는 20일 낮 12시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서 취임 선서를 한 뒤 20분 정도 연설을 했다. 22세의 흑인 여성 어맨다 고먼은 ‘우리가 오를 언덕(The Hill We Climb)’이란 제목의 축시를 낭송했다. 2017년 첫 전미청소년시대회에서 수상한 고먼은 역대 최연소 축시 낭송자다. 유명 가수 레이디 가가가 국가를 불렀고, 제니퍼 로페즈, 가스 브룩스가 미니 공연을 통해 새 대통령의 앞날을 축하했다.
폭력은 없다... 주방위군 12명 배제
경비는 역대 어느 대통령 취임식보다 삼엄했다. 이미 지난 주말부터 경계 태세에 돌입한 국방부는 이날 주방위군 12명을 취임식 업무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극단주의 동조를 의심할 만한 과거 행동이 적발된 이들이다. “충분한 주의 차원의 선제적 대응(조나단 호프만 국방부 대변인)”이란 설명에서 보듯, 문제의 소지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워싱턴은 아예 요새로 변했다. 6일 발생한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가 사실상의 계엄령을 불렀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과 비교해 3배 많은 2만5,000명의 주방위군이 소총으로 무장한 채 곳곳에 배치됐다. NYT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들 외에도 화학ㆍ생물학ㆍ핵ㆍ방사선 위협을 다루는 전문부대와 폭탄 처리반, 의료진 등 약 2,750명을 추가 파견했다. 50개 주정부도 방위군 투입을 늘리거나 주 의회를 봉쇄하는 등 철통 경계에 들어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