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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도 '내년 폐지'… 삼성만 남은 대졸 공채 "경력직만 우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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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도 '내년 폐지'… 삼성만 남은 대졸 공채 "경력직만 우대하나"

입력
2021.01.26 21:00
수정
2021.01.26 23:1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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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신입사원 공채를 위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마친 응시자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삼성그룹의 신입사원 공채를 위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마친 응시자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국내 채용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특히 주요 대기업들은 대졸 신입사원 공채 대신 연중 수시 채용에 속속 나서면서 코로나19 이후 인재 영입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탄력적으로 선발,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한 대응해 나가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기 채용 폐지로 인한 채용 규모 축소와 더불어 경력직에게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부정적인 우려도 나온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내부 회의를 통해 내년부터 대졸 신입사원 정기 채용 전면 폐지 방침을 확정했다. 전 계열사가 동시에 뽑는 정기 채용 방식에서 내년부터는 계열사별로 100%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다.

그 동안 SK그룹은 매년 상ㆍ하반기 정기 채용과 수시 채용을 통해 8,500여명의 신입 사원을 선발해왔다. SK그룹 관계자는 “취업 준비생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수시 채용으로 전환해 왔고 내년에는 정기 채용을 아예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SK·LG·KT·현대차도 공채 대신 수시 채용 택해

최근 들어 주요 기업들은 수시 채용을 더 선호하는 추세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 10대그룹 최초로 대졸 공채 대신 각 현업부문이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수시 채용 방식으로 전격 전환했다. 특히 인턴사원 채용도 연중 상시 방식으로 바꿨다.

LG그룹도 매년 상ㆍ하반기 2차례 실시해왔던 채용을 작년부터 폐지하고 연중 상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또 신입사원 70% 이상을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KT 역시 작년부터 공채 폐지를 선언하고 수시ㆍ인턴 채용으로 전환했다.

기업들의 정기 채용 폐지 움직임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졸 신입사원을 뽑는 데 수시 채용을 적용한 기업은 52.4%에 달했고, 14.3%는 앞으로 도입하겠다고 답했다.


시각물_주요 그룹사 대졸 신입 사원 채용 방식

시각물_주요 그룹사 대졸 신입 사원 채용 방식



필요 인재 적시 선발 장점... 취업문 더 좁아질까 노심초사

기업들의 수시 채용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는 직무 역량 중심의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정기 공채에선 적기에 필요한 인재 선발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전문성 높은 인재 선발도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공채는 계열사 특성이나 직무에 상관없이 채용 전형이 천편일률적이어서 적합한 인재를 고르기 힘들어 스펙 중심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고 전했다.

실제 글로벌 기업들은 정기 공개 채용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할 때 인재를 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대규모 인재를 한 번에 뽑다 보니, 기업의 자원은 자원대로 낭비하고 글로벌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생긴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코로나19도 수시채용 확산에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수백 명이 한 데 모여 시험을 치르는 전형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수시 채용 움직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기 채용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그룹은 코로나 여파로 작년 상ㆍ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 필기시험 직무적성검사(GSAT)를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선 가뜩이나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이 수시채용 확대로 더욱 좁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수시채용 확대로 채용 규모가 축소되거나, 경력직이 유리해지지 않느냐는 걱정에서다. 또 기업의 상황에 따른 유동적인 채용 일정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구직자들에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뽑겠다는 것이어서 오히려 공채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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