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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 "미투 3년, 계속되는 성폭력 소식에 심장이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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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 "미투 3년, 계속되는 성폭력 소식에 심장이 쿵"

입력
2021.01.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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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3년 소회 "피해자 음해하는, 변한 것 없는 현실"
'김종철 성폭력' 사건 터진 날 SNS에 밝혀

서지현 검사가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지현 검사가 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3년 전 검찰 내 성추행 폭로로 국내 '미투(#MeTooㆍ나도 피해자다)'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사법연수원 33기) 검사가 우리 사회가 변한 게 없다고 개탄했다. 김종철 정의당 전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알려진 25일 서 검사는 "여전히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조롱과 음해가 넘쳐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 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전 대표의 성추행 소식을 지칭하는 듯 "어제 오늘 뉴스들…"이라고 운을 뗀 뒤 "매번 성폭력 관련 소식을 들을 때마다 '쿵'하고 떨어지던 심장이 결국 어질어질해진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서 검사는 "우리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더이상 성폭력이 만연하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관공서, 정당, 사무실, 거리, 음식점, 장례식장, 하물며 피해자 집안에서까지 성폭력이 넘쳐난다"고 덧붙였다.

또 "'더이상 여성들은 성폭력을 참고 있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많은 여성이 차마 입을 열지도 못하고 있고 '더이상 이 사회가 가해자를 옹호하지 않는다' 하기엔 여전히 피해자에 대한 조롱과 음해와 살인적 가해가 넘쳐난다"며 "과연 우리는 무엇이 달라졌을까"라고 반문했다.

서 검사는 "누군가 나에게 미투 이후 성폭력 사건 전담 변호사가 되기를 권유했을 때,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못한다' 말했다"며 여전히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그는 "나에게는 다른 피해자들의 고통을 마주 대할 수 있을 정도로 '내 치유의 과정'이 전혀 없었고, 이는 여전히 아직도 '내 자신의 존엄'을 지켜내기 위한 처절한 싸움을 계속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자신의 미투와 관련해서는 "대법원에서 모든 사실 관계를 인정했음에도 가해자는 지금까지 한번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적도, 사과한 적도 없다"며 "검찰은 어떠한 징계도 하지 않고 있고, 동일하게 민사 소멸 시효도 끝나간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 검사는 "조직적으로 가열찬 음해를 했던 검찰 노력의 성공으로 정치권과 언론은 여전히 나를 '정신병자', '미친 X'로 알고, '정치하려고 한 일', '인사 잘 받으려고 한 일'로 치부한다"며 2차 가해에 대해 울분을 터뜨렸다. 이에 그는 "남의 일을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라며 "제발 피해자들 좀 그만 괴롭히라"는 경고의 말로 글을 마쳤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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