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집콕 생활로 알레르기 질환 환자의 건강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집먼지진드기ㆍ곰팡이 등 가정 내에서도 얼마든지 알레르기 원인 물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가정 내 곰팡이 노출이 기도 과민성을 높여 천식을 유발하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영 고려대 안암병원 천식환경보건센터 교수팀(소아청소년과)은 2018년 1월~2020년 6월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알레르기클리닉에서 천식으로 진단된 어린이 환자 가운데 곰팡이 알레르겐(항원)에 감작(感作ㆍ생물체에 어떤 항원을 넣어 그 항원에 대하여 민감한 상태로 만드는 일)된 20명을 대상으로 진료 기록과 실제 매일 거주하는 가정 내의 곰팡이와 세균의 집락(集落) 수, 휘발성 유기 화합물 등 환경 유해 물질 농도를 측정해 가정 내 유해 환경 노출과 천식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가정 내 곰팡이 농도와 천식 유병률 관계는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곰팡이 농도가 기도 과민성의 지표인 메타콜린PC20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도 과민성은 외부 자극이나 환경물질에 의해 쉽게 기관지 수축 반응을 일으켜 폐 기능을 급속히 떨어뜨리고 증상을 악화시킨다.
특히 곰팡이는 다른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비해 흔하지는 않지만 높은 기도 과민성을 유발하고 중증 천식과 관련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곰팡이가 호흡기 내로 들어가면 기도상피세포 내에서 발아와 증식을 하게 되고 이는 환자 면역 체계의 방어 메커니즘을 지나치게 촉진해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유영 교수는 “부유 곰팡이 집락 수는 지하실, 외벽의 결로현상, 환기나 채광이 부족한 거주시설에서 높아질 수 있다”며 “주거 환경 개ㆍ보수는 당장 못하더라도 실내 금연, 잦은 환기와 청소 등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곰팡이 노출을 줄이는 데 상당한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기에 소아 천식 환자가 있는 가정은 실내 환경 개선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곰팡이에 감작된 소아 천식 환자 가정 내 환경 유해 물질 농도와 폐 기능의 상관관계’라는 제목으로 최근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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