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1일 서울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가 자녀의 조기 유학비를 줄이기 위해 미국으로 '허위 유학'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학 입시나 외국인학교 입학을 목적으로 알음알음으로 활용되는 방식이다.
7일 이용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황 후보자의 배우자 장모(44)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한국무용 전공자다. 장씨는 2011년 초 유학 목적으로 미국 메사추세츠주 알링턴으로 가면서 딸을 동반했다. 당시 장씨는 학생 비자인 F1 비자를, 현재 18세인 딸은 동반 가족 용 F2 비자를 받았다.
황 후보자 딸은 곧장 알링턴의 공립 톰슨 초등학교(Thomsom elementary school)에 입학했고, 2016년 2월 졸업했다. 장씨가 F1 비자를 가진 유학생 신분이어서 딸의 공립 초등학교 학비는 무료였다. 장씨는 유학생 자격으로 미국에 5년간 체류하면서 대학이 아닌 어학원만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자녀 조기 유학에 동행하면서 학비도 아끼려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성행한 사실상의 편법이다.
국내 한 유명 유학원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주부 F1+자녀 F2 비자 조합은 지난 20여 년간 서울 강남권 주부들 사이에서 꽤 유행한 방법"이라며 "미국 최고의 학군에서 자녀가 무료로 공립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황 후보자 측은 배우자의 미국 유학 이유에 대해 "배우자의 전공을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씨가 의도적으로 허위 학생 비자를 받았다는 의심이 제기된다고 이용 의원은 주장했다. 한국무용 전공자가 미국을 유학지로 택한 것도 석연치 않다.
황 후보자가 자녀 유학 경비를 어떻게 조달했는지도 의혹으로 남는다. 장씨가 대학·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받지 않았다면, 5년간 어학원 등록금과 주거 비용, 생활비 등으로 막대한 금액을 지출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황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이달 초 이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배우자가 마음에 드는 학교가 없어서 대학에 다니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며칠 만인 지난 6일 제출한 수정 답변서에선 "배우자가 전공 관련 목적으로 유학을 갔으나 최종 합격 하지 못했다"고 해명을 바꿨다. 황 후보자 측은 장씨의 △대학 진학 응시 및 불합격 증빙 자료 △어학원 등록 및 출·결석 증빙자료 등을 이 의원에게 제출하지 않고 있다.
한편, 황 후보자의 딸은 2016년 2월 한국에 귀국한 뒤 서울 월촌중학교, 자율형사립고인 한가람 고등학교를 거쳐 현재 서울 외국인학교에 재학 중이다. '외국 거주 기간 3년 이상'이라는 외국인학교 입학 자격을 채운 덕분이다. 해당 학교의 1년 학비는 최소 4,200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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