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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29일 영아 학대 사망케 한 미혼부, 양육 목적 거주지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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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생후 29일 영아 학대 사망케 한 미혼부, 양육 목적 거주지원 받았다

입력
2021.02.24 16:40
수정
2021.02.24 20:4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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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부모 단체서 임차료 받아 이사
기저귀·분유 등 육아용품 후원받기도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생후 29일된 신생아를 때려 숨지게 한 미혼부 김모(20)씨가 한부모 및 미혼부모 지원단체들로부터 자녀 양육을 이유로 여러 차례 지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 19일자: "울어서 짜증" 출생신고 안한 신생아 때려 숨지게 한 미혼부) 학대가 발생한 경기 수원시 영통구 자택도 지원단체에서 마련해준 곳으로 드러났다.

24일 관련 단체들에 따르면 미혼부인 김씨가 자녀 양육으로 경제 활동을 못하자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한부모가정 지원단체를 통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2주새 기저귀와 분유 등 육아에 필요한 물품도 100만원어치를 지원받았다.

김씨는 자신을 지원하는 단체들에 "좋은 아빠가 되겠다" "입양 안 보내고 잘 키워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원단체들도 김씨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무렵 김씨는 누워있는 아기를 누르는 등 학대를 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또 단체 지원을 받아 거주지까지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 살던 허름한 주택은 보일러가 고장 나서 온수가 나오지 않았다. 아기를 씻기는 것조차 어려웠다. 우풍도 심해 한파가 몰아치던 시기엔 실내 기온이 영하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원에서 미혼부모 가정을 돕는 비영리단체(NGO)는 아기를 키우기에 부적절한 환경이라고 판단해 월세와 보증금을 지원해주며 부녀의 이사를 도왔다.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40만원 수준의 평범한 원룸이지만, 이전 거주지보단 훨씬 나은 환경이었다. 이 단체는 한동안 월세를 지원해 줄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온정의 손길이 무색하게 김씨는 이사간 지 일주일 만에 반지를 낀 손으로 아기 머리를 때려 사망케 했다. 지난달 1일 "아기 얼굴에 청색증이 생기고, 호흡과 맥박이 없다"는 김씨 신고를 받고 119구급대가 출동했지만, 아기는 끝내 뇌출혈로 숨졌다.

김씨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단체들은 충격에 빠졌다. 단체 관계자는 "아기를 열심히 키우겠다고 해서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했는데 충격을 받았다"며 "단체 직원들도 아기 사망 소식을 듣고 심적으로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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