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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데뷔 20년 차 비, '요즘 오빠' 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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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데뷔 20년 차 비, '요즘 오빠' 된 비결

입력
2021.02.2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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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년 차 가수 비가 '옛날 가수'가 아닌 지금도 '힙'한 솔로 아티스트로 거듭난 비결은 무엇일까. 비 SNS

데뷔 20년 차 가수 비가 '옛날 가수'가 아닌 지금도 '힙'한 솔로 아티스트로 거듭난 비결은 무엇일까. 비 SNS


물 들어올 때 노 저었다. 데뷔 20년 차 가수 비가 '옛날 가수'가 아닌 지금도 '힙'한 솔로 아티스트로 거듭난 비결이다.

지난 2002년 '나쁜 남자'와 함께 등장했던 비는 당시 가요계의 '센세이션'이었다. 앳된 얼굴과 여심을 저격하는 눈웃음, 이와 상반되는 조각 같은 몸매는 단숨에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자신만의 매력을 갖춘 보이스와 파워풀한 댄스 실력은 비를 스타덤에 올렸다.

이후 비의 행보는 그야말로 승승장구였다. '태양을 피하는 방법' '안녕이라는 말 대신' 'It's Raining' 'I Do' 'Rainism' '널 붙잡을 노래' 'Hip Song' 등 다수의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독보적인 남자 솔로 가수의 입지를 다졌다.

이 같은 행보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2014년 발매했던 정규 6집 'Rain Effect'의 타이틀곡 '30 Sexy'가 혹평 속 이전 만큼의 히트를 기록하지 못하면서부터였다. 다행히 당시 더블 타이틀곡 'La Song'이 묘한 중독성과 태진아와의 컬래버 무대 등 유행을 반영한 활동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이는 강렬한 콘셉트와 퍼포먼스를 필두로 인기를 끌었던 이전과는 다소 다른 결의 화제였다.

여기에 2017년, 무려 3년 만에 발매했던 미니 앨범 'MY LIFE愛'의 타이틀곡 '깡'까지 당시 음악 트렌드와는 다소 맞지 않는 실험적인 곡 스타일로 혹평을 면치 못하며 고전이 이어졌다. 자기애가 넘치는 '깡'의 가사는 조롱의 대상이 됐고, 비의 음악이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줄이었다.

유례없을 만큼의 혹평과 조롱 속 뼈아픈 경험을 뒤로하고 비는 이후 몇 년간 배우 활동에 몰두했다. 약 3년 간의 가수 공백기 속 그 역시 젊은 세대에게는 생소한 '옛날 가수'로 잊히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해 '깡'이 역주행 신드롬을 일으키며 비의 반전이 시작됐다. 당시 밈(Meme) 문화와 만난 '깡'은 유튜브와 각종 SNS를 뜨겁게 달궜고, 여기에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했던 비가 '깡'을 향한 조롱에 유쾌하게 대응하며 '1일 n깡' 신드롬에 불을 붙였다.

예상치 못한 역주행 신드롬이었지만, 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후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 이효리와 혼성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를 결성하고 활동에 나선 비는 '섭서비' '비룡'이라는 예능 캐릭터를 구축, 영리하게 젊은 세대에게 접근했다. 웃음을 유발하는 예능 속에서의 모습과, '옛날 가수'라는 편견을 깨는 완벽한 비주얼, 현역 아이돌들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실력은 비에게 무기가 됐고, '요즘 가수'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

예능 활동을 마무리한 뒤에도 비의 영리한 행보는 이어졌다. 그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라는 말처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오랜만에 자신에게 찾아온 관심을 활용했다.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은 유튜브였다. 그는 단독 웹예능인 '시즌비시즌'을 통해 친근하고 다양한 모습을 어필하며 팬 연령층을 확 낮추는 데 성공했다.

가수 비와 박진영이 KBS '아침마당'에서 선보인 '나로 바꾸자' 한복 퍼포먼스는 큰 화제를 모았다. 비 SNS

가수 비와 박진영이 KBS '아침마당'에서 선보인 '나로 바꾸자' 한복 퍼포먼스는 큰 화제를 모았다. 비 SNS


자신의 '데뷔 은인'인 JYP의 수장 박진영과의 깜짝 협업도 이뤄졌다. 비와 박진영의 듀엣곡 '나로 바꾸자'는 중독성 강한 퍼포먼스, 고퀄리티 음악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으며 음원 차트 상위권 점령에 성공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비는 박진영과 함께 각종 음악방송은 물론 '아침마당' '가요무대'까지 출연, 신선한 행보로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다. '상식의 틀을 깨는' 콘텐츠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들이 한복을 입고 '아침마당'에서 '나로 바꾸자'를 부르는 비와 박진영의 모습에 뜨겁게 반응한 것은 당연했다.

비는 이제 청하와의 컬래버로 확실한 '입지 굳히기'에 나선다. 비 SNS

비는 이제 청하와의 컬래버로 확실한 '입지 굳히기'에 나선다. 비 SNS


그야말로 '제2의 전성기'의 중심에서 '힙'한 오빠로 다시 태어난 비는 이제 청하와의 컬래버로 확실한 '입지 굳히기'에 나선다. 다음 달 3일 발매할 새 미니앨범 '피스 바이 레인(PIECES by RAIN)'의 타이틀 곡 '와이 돈 위'를 통해 역대급 남녀 솔로 가수의 만남을 성사시킨 것이다. 청하가 발표하는 곡마다 음원차트 상위권을 휩쓸고 강렬한 퍼포먼스로 탄탄한 팬덤까지 갖추고 있는 만큼, 이번 컬래버에 대한 대중의 기대는 더욱 높다. 이번 작업을 통해 비 역시 현 가요 시장에 확실한 '존재감'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비의 영리한 선택들이 없었다면 지금 그는 젊은 세대에게 ''깡' 역주행 주인공', '한물간 옛 가수' 정도로 여겨졌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누구보다 핫한 행보의 주인공이다. 꺼져가는 불씨를 뜨거운 불꽃으로 되살린 그의 힘에 박수를 보낸다. 역시, 비는 비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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