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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냉랭하게' 맞는 3·1절… "문 대통령 기념사, 파격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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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냉랭하게' 맞는 3·1절… "문 대통령 기념사, 파격 없을 듯"

입력
2021.02.28 19: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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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내빈들이 2019년 광화문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내빈들이 2019년 광화문에서 열린 제10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102주년 3ㆍ1절 기념사를 한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 담을 단어 하나하나를 고르고 있다. 28일 청와대에선 기념사에 담기는 대일(對日) 메시지가 "평이한 수준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유화적 목소리를 이어가되, 획기적 제언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한미일 공조' 강조에도 일본이 호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일 공간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한일 관계는 과거와 미래를 분리해서 대응한다'는 대원칙은 같았지만, 3ㆍ1절 기념사의 기조와 수위는 매년 달랐다. 2018년 첫 3ㆍ1절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독도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직설적으로 언급하며 일본을 "가해자"라 칭했다. 이듬해엔 "친일 잔재 청산"을 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와 한국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일시 정지 등 격랑이 지나간 이후인 지난해엔 일본을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고 칭하며 기조를 바꾸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18년 3월 1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18년 3월 1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청와대 안팎엔 올해 메시지도 유화적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임기 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어떻게든 재가동하겠다'는 의지가 굳건한 문 대통령은 미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도 한일 관계 개선이 긴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 정부는 '한국은 노력하는데 일본 반응이 없다'는 점을 미국에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여러 경로로 피력해 왔다. 올해 신년사에서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재차 말했고, 지난달 강창일 주일대사에게 신임장을 주면서 "때때로 문제가 생기더라도 양국 관계 전체가 발목 잡혀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에 메시지의 방점이 과거보다는 미래에 찍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7월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한일 양국의 협력을 제안하는 것이 무난한 카드다. 문 대통령이 3ㆍ1절 기념사에서 '미국의 중재'를 언급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최근 국회에서 "한일 문제는 미국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한 바 있어서다.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해결은 '피해자의 동의와 납득'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어서, 관련 언급을 심도있게 하는 건 일본을 자극할 소지가 크다.

3ㆍ1절 기념사는 국민 결집의 계기이기도 하다. 역대 기념사가 그랬듯 문 대통령은 이번에도 선대의 독립ㆍ자주 정신을 이어받아 국내 현안 해결에 집중하자고 국민들에게 당부할 전망이다. 올해 화두로 던진 '회복의 해' '포용의 해' '도약의 해'와 연결지을 공산이 크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의 당위성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ㆍ1절에 문 대통령은 "안으로는 당면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루겠다. 그것이 진정한 독립이며, 새로운 독립의 완성"이라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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