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전기·수소차 잘 나갈수록 고용 감소... 노조와 갈등 수면위로

알림

전기·수소차 잘 나갈수록 고용 감소... 노조와 갈등 수면위로

입력
2021.03.05 04:30
16면
0 0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FCEV) 넥쏘(NEXO).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FCEV) 넥쏘(NEXO). 현대자동차 제공

요즘 자동차 업계의 대세는 친환경차다. 전기차와 수소차 등으로 대표된 친환경차는 세계적인 환경보호의 흐름에 따라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최근 들어 내연기관차 대신 친환경차의 비중을 속속 늘려가는 이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거진 돌발 변수에 자동차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생산 공정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자리 부족 사태를 염려한 노조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조짐은 현대차에서부터 감지되고 있다.

전기차·수소차 ‘수요폭증’에 잇따른 증산…올해도 30% 성장 전망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는 울산5공장에서 생산하는 수소전기차 ‘넥쏘’를 기존 월 800대에서 순차적으로 1,500대 규모까지 늘리기로 확정했다. 넥쏘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월 400대가량 생산됐지만, 한 차례 증산을 통해 800대로 늘어난 상황이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에는 월 1,000여대, 하반기에는 월 1,500여대의 넥쏘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첫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첫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량도 늘릴 방침이다. 지난달 공개한 첫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첫날 2만3,760대를 기록하는 등 일주일 만에 3만5,000대의 계약이 완료됐다. 이는 올해 내수 판매 목표인 2만6,500대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1만명가량은 지금 계약해도 내년에서야 차량을 받을 수 있단 얘기다. 이달 차세대 전기차 ‘CV’를 공개하는 기아도 수요 증가에 대비, 증산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아이오닉5 등 전기차 신모델에 대한 관심이 예상을 뛰어넘어, 증산의 필요성을 내부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주요 부품에 대한 추가 확보도 여의치 않아 협력사, 생산 노조 등과 소통해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각물_친환경차 내수판매 및 수출 추이

시각물_친환경차 내수판매 및 수출 추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내수 22만6,668대, 수출 27만6,439대 등 총 50만3,107대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올해도 대기업과 관공서 등의 운영차량들까지 전기차나 수소전기차로 대거 교체가 예정, 지난해보다 20~30%의 성장이 예상된다.

전기차 부품수, 기존 차 대비 40% 부족…인력감축 불가피

역설적이지만 신차종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부품수가 약 1만8,900개로, 내연기관차(약 3만개)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생산공정이 단순하고, 조립라인에 투입되는 인력도 줄어들 수 있다. 잉여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도 높은 셈이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향후 5년 내 글로벌 자동차 산업 종사자 1,100만명 중 300만명이 실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폭스바겐, GM, 포드 등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시각물_내연기관차, 전기차, 수소전기차 부품수

시각물_내연기관차, 전기차, 수소전기차 부품수

최근 현대차 노사도 울산1공장의 ‘아이오닉5’ 생산라인에 투입하는 근무 인력 규모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아이오닉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제작돼,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부품수가 훨씬 적다. 사측은 생산 공정이 줄어든 만큼 근무 인력도 줄이자고 제안했지만, 노조의 반발은 거세다. 아이오닉5는 이번 달부터 유럽시장에서, 4월부터 국내 판매가 예정된 상태다.

이처럼 친환경차 확대에 따른 고용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자동차 생산 노동자들은 고용안정에 필요한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기아지부, 한국GM지부는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만 65세까지 연장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년연장 입법화’도 요구하고 있다. 엔진 등 기존 내연기관을 생산했던 부품업체와 노동자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시각물_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현황

시각물_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현황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독일 연구에 따르면 내연기관 자동차가 100% 전기차로 전환될 경우 현재보다 근무 인원이 25%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며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인력감축, 전환배치 문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지만, 고용감소에 따른 충격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