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 킹 목사 딸 "인종차별 여전히 상처 주고 받아"
美 취임식 시인 "메건, 시대 변화 등 왕실의 큰 기회"
세레나 윌리엄스 "여성·유색인종 비난...정신 파괴돼"
영국의 해리 왕손과 메건 마클 왕손빈 부부가 7일(현지시간) 영국 왕실과의 불편한 관계를 폭로하자 미국 흑인 여성들이 왕실을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폭로는 흑인 사회에 'BLM(Black Lives Matter·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을 반 년 만에 다시 촉발시키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날 CNN에 따르면 마클 왕손빈이 영국 왕실이 아들 아치의 피부색을 부정적으로 인식했으며, 왕족으로 받아들이기를 원치 않았다는 인종차별 의혹까지 제기하면서 미국 흑인 여성들이 연대 의식을 보이며 영국 왕실을 향한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마틴 루터 킹 목사 딸·美 취임식 최연소 시인 등 분노
우선 흑인 사회의 정신적 지주인 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딸 버니스 킹은 트위터를 통해 "왕실이 인종차별의 황폐와 절망을 막을 수 있는 방패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저는 메건 마클이 여전히 여기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한 기관에 인종차별이 존재하며, 인종차별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아직도 아픔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취임식에서 역대 최연소 시인으로 취임시를 읊었던 아만다 고먼은 마클 왕손빈을 지지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고먼은 "메건은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가졌어야 할 삶을 살고 있다"며 "주변 사람들만 그녀만큼 용감했더라면 말이다"라고 썼다. 그는 이어 "메건은 고통 없는 삶이 아니라 감옥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며 "이것은 메건의 공주 '해피엔딩'이 아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고먼은 "메건은 새로운 시대에 변화와 개혁, 그리고 화해를 위한 왕실의 가장 큰 기회였다"며 "그들은 단지 그녀의 빛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놓쳤다"고 강조했다.
또한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의 조카인 미나 해리스도 트위터에 마클 왕손빈을 응원했다. 그는 "(메건은) 자살을 시도했고 도움을 요청했다"면서 마클 왕손빈이 언급한 '나는 아직 서 있다'는 글을 트윗했다.
세레나 윌리엄스 "우리의 딸이 존경심 있는 사회에 살기를"
미국의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는 마클 왕손빈의 인터뷰 직후 자신의 입장을 트위터에 올렸다. 윌리엄스는 "내 친구 메건 마클은 공감과 연민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저는 성차별과 인종차별 인식을 지닌 기관과 언론들이 우리의 존재감을 줄이기 위해 여성과 유색 인종을 비난하고, 우리를 무너뜨리고 악마로 만드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윌리엄스는 이어 "우리는 악의적이고 근거 없는 가십거리와 타블로이드판 저널리즘을 비난할 의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체계적 억압과 희생으로 정신은 매우 치명적으로 파괴됐고 고립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메건의 딸과 제 딸, 그리고 당신의 딸이 존경심으로 움직이는 사회에서 살기를 원한다"고 토로했다. 마클 왕손빈은 이날 방송된 인터뷰에서 올여름께 딸을 출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윌리엄스와 마클 왕손빈은 한 자선 행사에서 만나 친구가 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마클 왕손빈은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US오픈에 참석해 윌리엄스를 응원한 적이 있으며, 윌리엄스는 2019년 아치를 임신한 마클 왕손빈을 위해 베이비샤워(Baby Shower·출산을 앞둔 임신부에게 아기용 선물을 주는 파티)를 함께 준비한 돈독한 사이다.
한편 마클 왕손빈은 2018년 5월 19일 해리 왕손과 결혼해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해리 왕손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자이자 찰스 왕세자의 차남으로 왕국 왕위 계승 서열 6위다.
그러나 마클 왕손빈이 배우 출신 미국인이고 이혼녀,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보수적 왕실 가문의 일원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결국 두 사람은 지난해 1월 왕실로부터 독립했고, 이날 CBS방송을 통해 그동안 불화설이 돌았던 왕실과 관계를 폭로하면서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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