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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주지사가 바이든에게 SK 좀 봐달라고 부탁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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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주지사가 바이든에게 SK 좀 봐달라고 부탁한 까닭은

입력
2021.03.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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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공장 문 닫으면 일자리도 사라져
조지아 주민 수천명 생계 달렸다" 서한
LG는 州상원의원에 "고용 걱정 마" 편지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하고 있는 배터리 공장 앞에서 직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하고 있는 배터리 공장 앞에서 직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미국 조지아주(州)의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국 기업인 SK이노베이션의 잘못을 좀 덮어 달라고 청탁했다. 한 번이 아니다. 왜일까.

조지아 주정부는 12일(현지시간) 켐프 주지사가 바이든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SK를 상대로 자국 기관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내린 배터리 수입 금지 조처를 뒤집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ITC 결정이 나온 직후에도 성명을 내고 같은 요청을 했었다.

켐프 주지사는 서한에서 조지아주의 커머스에 건설되는 SK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이 앞으로 2,600명을 고용할 예정이며 SK가 공장을 짓기 위해 투자한 26억달러(약 3조원)는 조지아주 역대 최대 외국인 투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SK가 2025년까지 공장을 확장해 고용원을 6,000여명으로 늘리고 연간 배터리 생산량도 50GWh(기가와트시) 규모로 늘릴 계획이라고 소개한 뒤 “조지아주 공장이 존속할 수 없게 만들 ITC 결정을 대통령이 번복하지 않으면 공장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게 SK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켐프 주지사에 따르면 SK 공장을 살리는 것은 조지아주만을 위한 결정도 아니다. SK의 공장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고 지역 노동자에게 고소득의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게끔 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에 부합하는 데다 SK 공장이 문을 닫으면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경쟁에서 중국에게 뒤처지는 결과가 초래되리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켐프 주지사는 “조지아주 주민 수천명의 생계가 당신 손에 달렸다”며 “당신의 결정에 어떤 식으로든 도울 준비가 돼 있음을 알아 달라”고 거듭 부탁했다.

지난달 10일 ITC는 SK가 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문)의 배터리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SK에 일부 리튬이온배터리의 생산과 수입ㆍ판매를 10년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다만 포드를 위해서는 4년, 폭스바겐을 위해서는 2년간의 유예 기간을 허용했다. 미 대통령은 공익적 목적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ITC 최종 판결 뒤 60일 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음달 11일까지다. SK는 백악관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 중이고, 조지아주도 일단 SK 편을 들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곤란해지는 쪽은 소송에서 이긴 다른 국내 기업 LG다. 가만히 있을 수 없다. LG의 로비 대상은 조지아주 연방상원의원 라파엘 워녹(민주당)이다. 이날 지역 매체에 따르면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10일 그에게 서한을 보내 LG가 조지아주에 직접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거나 SK의 기존 공장 인수에 참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사장은 “LG는 조지아주 주민들과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12일 LG는 2025년까지 미국에서 5조원 이상을 투자, 독자적으로 2곳 이상의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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