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009년 범죄 공소시효 지난 2017년 공소제기
2심 "아동학대범죄 공소시효 7년 지났다" 면소 판결
대법은 "아동학대범죄 공소시효는 성년된 시점부터"
아동학대범죄 공소시효는 피해아동이 성인이 될 때까지 정지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피해아동이 성인이 되기 전에 공소시효가 지나서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1년2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아내 A씨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B군을 8년 넘도록 수십 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A씨와 사이에 낳은 자녀 C군을 세 차례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 과정에선 B군에 대한 김씨 범행의 공소시효가 완성됐는지가 쟁점이 됐다. 아동복지법상 아동을 신체적 또는 정서적으로 학대하는 행위의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이고, 공소시효는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7년이다.
원심에선 2008년 3월부터 2009년 1월까지의 범행은 기소된 시점(2017년 10월)을 기준으로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면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손으로 때려 폭행했다’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폭행했다’ 등 폭행 수단과 방법, 장소가 특정되지 않았다면서 B군에 대한 범행 일부를 공소기각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김씨의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으므로 다시 재판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아동학대범죄의 공소시효는 피해아동이 성년에 달한 날부터 진행한다’고 규정한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해당 조항은 아동학대범죄가 피해아동이 성년에 이르기 전 공소시효가 완성돼 처벌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피해를 입은 18세 미만 아동을 실질적으로 보호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B군은 공소제기 시점 당시 미성년자였으므로, 2009년 1월 이전 범행 공소시효도 지나지 않았다고 본 셈이다.
대법원은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았다”면서 원심이 공소기각한 B군에 대한 범행도 다시 판단할 것을 주문했다. 대법원은 “범행 일시와 장소가 구체적으로 특정돼 있고, 개략적인 범행 방법도 특정돼 있다”면서 “심판 대상이 불분명하다거나 김씨에게 방어의 어려움이 초래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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