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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쇼크' 문 대통령, 역대 최저 지지율…'출구'도 깜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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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쇼크' 문 대통령, 역대 최저 지지율…'출구'도 깜깜하다

입력
2021.03.23 04:30
수정
2021.03.23 09:3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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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며 마스크를 벗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하며 마스크를 벗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땅 투기 여파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당장 할 수 있는 조치'는 거의 다 취했지만, 여론을 돌려세우지 못한 것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22일 "매우 면목 없는 일"이라고 또 고개를 숙였다. "고강도의 투기 근절 대책을 마련ㆍ실행하겠다"며 부동산 투기 정면 돌파 의지도 거듭 밝혔다.

청와대는 '지지율에 흔들리지 않고 흔들림 없이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언제나처럼 표정 관리 중이다. 그러나 임기 말 대통령 지지율은 하강 곡선을 그리기 마련이라는 태생적 한계 속에 'LH 쇼크'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걱정이 청와대를 짓누르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 LH 사태로 '내림세'

이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19, 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지지율)는 34.0%로, 현 정부 들어 KSOI 조사 중 최저치다. LH 사태 이전인 지난달 26, 27일 실시한 같은 조사(42.4%)보다 9.4%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부정 평가는 63.0%로, 지난달(53.2%)보다 9.8%포인트 올랐다.

그간의 악재들과 달리, LH 사태의 여파는 더불어민주당보단 문 대통령에게 집중되고 있다. KSOI·TBS의 지난달 26, 27일 조사에서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격차는 9.2%포인트였는데, 이달 19, 20일 조사에선 6.8%포인트로 좁혀졌다. 민주당 지지율은 같은 기간 34.2%에서 27.2%로 7.0%포인트 떨어진 결과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정세균 국무총리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정세균 국무총리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변창흠 자르고, 사과도 했는데…

문 대통령이 손을 놓고 있던 게 아닌데도 지지율 뒷심이 떨어지는 것은 청와대의 고민이다. 문 대통령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사실상 경질했고, "송구한 마음"(16일) "면목 없는 일"(22일)이라고 대국민 사과도 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는 각종 조치들이 민심을 설득하지 못했음을 가리킨다.

청와대의 조치가 선제적으로 나오지 않은 영향이 크다. LH 직전 사장인 변 장관 책임론은 LH 사태 초반부터 거론됐지만, 사태 발생 10일 뒤에야 거취가 정리됐다. 대통령 사과는 2주 만에, 그것도 "정부가 반성한다"는 미지근한 발언을 한 단계 거쳐서 나왔다. '차제에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메시지는 '책임 회피'란 비판을 받았다. 여권 관계자는 "시민단체와 언론이 뛰어가면, 정부가 쫓아가는 듯한 모습도 문제였다"고 진단했다.

청와대ㆍ정부가 야심 차게 실시한 부동산 거래 조사도 여론을 달랠 순 없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이미 커서 호응을 얻지 못한 듯하다. 한국리서치를 비롯한 4개 여론조사 업체가 18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정부 조사를 불신한다'는 응답(73%)이 '신뢰한다'(23%)는 응답을 압도했다. 경찰이 지휘하는 수사에 대한 국민적 기대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17일 서울 강남구 LH 서울본부 모습. 뉴스1

17일 서울 강남구 LH 서울본부 모습. 뉴스1


"일희일비 안 한다"지만… 근심 가득 靑

청와대는 ①철저한 조사와 수사 ②근본적ㆍ제도적 해법 마련 ③부동산 정책의 빈틈없는 추진이라는 세 가지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다. 'LH 사태는 그것대로 차근차근 해결한다. 이로 인해 국정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것이 청와대 의지다.

문 대통령도 22일 "많은 진통이 있겠으나, 회피할 수도 돌아갈 수도 없다"며 "어차피 건너야 할 강이고,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란 각오로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처하겠다"고 했다. "서민들을 위한 2ㆍ4 공급대책은 어떠한 경우에도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거듭거듭 강조한다"고도 말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뾰족한 수를 마련하진 못한 듯하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면 민심이 누그러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정도다. 문 대통령은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이며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며 민심을 거듭 달랬다.

※자세한 내용은 KSOIㆍ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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