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성 대출 부분에 대한 추가 보완 차원
금융당국이 3월 중 발표하기로 한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 시기를 한 달 연기하기로 했다. 최근 땅 투기 의혹에 휩싸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이 단위 농협을 투기 수단으로 악용하는 등 가계대출 사각지대가 드러나자, 해당 부분에 대한 추가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발표 예정이었던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를 다음 달로 연기했다고 23일 밝혔다. 금융위는 “최근 불거진 'LH 투기의혹'과 관련해, 비주택담보대출(비주담대) 및 비은행권의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며 "조만간 발표될 범정부 차원의 LH 관련 대책과 올해 1분기 가계대출 동향 등의 내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4월 중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비주담대·상호금융권의 추가적 정비 필요성은 LH 일부 직원들이 개발 예정지 인근의 단위 농협(상호금융)에서 집중적으로 비주담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기됐다.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LH 직원 9명은 개발 예정지였던 경기 시흥 등지에서 농지를 구입하기 위해 북시흥농협에서만 총 43억 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상호금융에 적용되는 비주담대 담보인정비율(LTV)의 경우, 은행권보다 높을 뿐 아니라 법이 아닌 행정지도 수준으로 관리돼 이를 위반하더라도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상호금융권을 넘어 전 금융권의 비주담대에 대한 일제 점검에 나서는 등 보완 대책을 마련 중이다. 북시흥농협에 대해선 이미 지난주부터 현장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번 실태 파악 결과에 따라서 다음 달로 연기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더 강도 높은 규제책이 담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감사 결과 등을 종합해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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