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AZ 2차 접종, 늦출 수는 있지만 반드시 해야"
"전 세계적으로 자기 나라 먼저 맞으려 해"
"75세 이상 접종, 면역 반응 크지 않겠지만 체크 필요"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이 차질을 빚으며 국내 도입도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발생한 가운데,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노바백스 백신 등 국내 회사에서 생산 가능한 물량을 더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교수는 30일 출연한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백신 수급 불안에 대해 "정부에서 여러 대책을 강구할 것 같은데 2차 접종을 위한 물량을 먼저 1차 접종에 사용하고 이후 추가로 들어오는 대로 2차 접종에 투여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교수는 "일단 그 방법이 있더라도 2차 접종 시기에 물량이 부족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현재 영국 등에서도 1차 접종 물량을 늘리기 위해 화이자와 모더나, AZ 등 (2회 접종) 백신을 3개월 간격으로 접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 그는 "다만 화이자가 3주, 모더나가 4주, 아스트라제네카 11∼12주 정도가 가장 좋은 (1차 접종과) 2차 접종 간격이기 때문에 이를 지켜 주는 것이 좋다"라며 "접종을 늦출 수는 있어도 2차 접종 자체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가 공급 물량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제안하는 것은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백신의 양을 늘리는 것.
그는 "AZ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 물량을 늘릴 수 있다"고 했다. 또 "노바백스 백신도 허가되면 국내 생산이 가능하고 모더나도 국내 생산을 준비하고 있어서 물량을 늘리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국내 생산 백신 물량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자는 주장에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에서 생산 중인 AZ 백신은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여러 국가들이 연합해서 만드는 물량"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제한하면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을 수 있으니 지금은 생각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백신의 수급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7, 8월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백신 생산량 늘리는 데 차질이 있는데, 전 세계에서 다 자국이 먼저 맞으려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화이자, 모더나 등 mRNA 백신은 과거 생산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생산 기반을 만들고 확장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라며 "AZ백신은 수요가 너무 많은 상황에서 일부 백신 공장들 가운데 수율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75세 이상 반드시 백신 접종해 달라"
이재갑 교수는 다음달(4월) 1일부터 시작되는 75세 이상 접종에 대해서 "어르신들은 기저질환이 있을 경우 백신을 반드시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일단 75세 이상 자체만으로도 중증 진행과 사망률이 높은 연령대이기 때문에 접종을 반드시 진행하셔야 된다"며 "기저질환이 많을수록 오히려 백신을 더 맞아야 하는 분"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접종 장소까지 이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기저질환이 악화한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얻어 방문 접종이나 근처에서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상 반응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어르신들 면역반응은 서서히 나타나는 패턴이라, 젊은층에서 나타났던 고열이나 면역 반응이 심하게 나타나는 건 상대적으로 적을테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다만 이 교수는 "접종 전에는 되도록이면 컨디션이 좋을 때 접종하는 것이 좋고, 발열이 있는 경우 접종 일자를 미룰 수 있다"며 "접종 전후에는 힘들 수 있기 때문에 가족들이 지속적으로 체크하면서 이상 반응이 있다면 의료 기관과 상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