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시아 국가 필리핀·라오스보다 낮아
"성별 격차 해소, 전년 전망보다 한 세기 더 걸릴 듯"
"경제적 성별 격차 해소에는 268년 더 걸려"
아이슬란드 12년째 1위...핀란드 2위, 노르웨이 3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뤄졌던 전 세계의 성별 격차 해소 노력을 한 걸음 후퇴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 전 분야에서 성별에 따른 격차가 해소되기까지는 135.6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한국의 양성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성 격차 지수(GGI) 순위는 같은 아시아 국가인 필리핀(17위)보다 낮은 102위였다.
세계경제포럼(WEF)은 30일(현지시간) 세계 156개국의 정치·경제·교육·건강 분야의 성별 격차 현황을 담은 '글로벌 성 격차 2021’을 발간하고, 전 세계가 남녀평등을 달성까지는 지난해 예상한 99.5년보다 한 세대가량 늘어난 135.6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성 격차 극복까지 걸리는 시간이 불과 1년 만에 급격히 늘어난 것은 경제 분야의 성별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경제적 성별 격차는 268년이 더 걸려야 해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노동기구(ILO) 자료 등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제·사회적 충격파로 고용 시장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취약한 처지에 내몰렸다. 봉쇄령과 통행금지 등 방역 조치에 따라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크게 늘면서 여성의 가사와 육아 부담도 급증했다.
이런 전망과 관련해 사디아 자히디 WEF 이사는 "우리가 미래에 역동적인 경제를 원한다면 여성의 고용이 반드시 늘어나야 한다"면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의) 경제 회복 구상은 성평등을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한국 성 격차 지수, 조사 첫해 2006년보다 크게 낮아져"
한국의 성 격차 지수는 0.687(1에 가까울수록 평등)로 순위로는 156개국 중 102위에 머물렀다. 108위였던 지난해보다 6계단 상승했지만 조사를 시작한 2006년 92위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여전히 성 격차가 큰 국가에 속했다.
같은 아시아 국가인 필리핀(17위), 라오스(36위)보다 뒤처졌고, 중국(107위), 일본(120위)보다는 높았다.
한국은 경제 부문 성 격차 지수가 123위로 유독 낮았다. 경제 부문 평가 세부 항목에 해당하는 고위 임원 및 관리직 여성 비율은 15.7%로 매우 낮아 세계 134위에 그쳤다.
국가별 집계에서 남녀평등이 가장 잘 이뤄지고 있는 나라는 성 격차 지수 0.892를 기록한 아이슬란드로, 12차례 연속 이 보고서에서 양성평등 1위 국가의 자리를 지켰다. 핀란드가 2위, 3위는 노르웨이로 상위 3위를 모두 북유럽 국가들이 차지했다. 독일이 11위, 프랑스 16위, 미국 30위 등으로 나타났고 아프가니스탄이 156위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꼴찌였다.
한편 WEF의 GGI 순위를 두고 논란이 일자 2016년 여성가족부는 "GGI는 정치·경제·사회적 수준 자체가 아니라 4개 분야의 남녀 격차만을 평가하는 특성으로 인해 한국의 여성 지위를 보여주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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