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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경제관료 ‘순장조’, 정권 바뀌면 웃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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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경제관료 ‘순장조’, 정권 바뀌면 웃지 못했다

입력
2021.04.05 04: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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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출신 마지막 청 간부, 대부분 친정 복귀 무산
정권 교체후 청 경력 낙인… 해외 파견·외청 떠돌아
"인사 명령 따랐을 뿐… 아쉬운 인재" 평가도

유영민(오른쪽) 대통령비서실장과 이호승 정책실장이 3월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4회 국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민(오른쪽) 대통령비서실장과 이호승 정책실장이 3월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4회 국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국가 경제정책 핵심 라인인 청와대 정책실장(이호승)?경제수석(안일환)?경제정책비서관(이형일)이 모두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채워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상황이라 이들은 사실상 ‘순장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청와대 안에서도 중요한 자리로 여겨져서일까.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마지막을 지킨 기재부 출신 비서관급 이상 8명(수석 2명 포함)을 추적해 본 결과, 이들의 정권 교체 후 경력은 그 이전까지의 화려함과는 크게 대비됐다.

정권 바뀌자 절반은 해외로

4일 청와대와 정부 등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마지막 경제금융비서관이었던 김철주 전 비서관은 정권 교체기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부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청와대 근무 전까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 등 핵심 보직을 거친 경력에 비하면, 마지막 비서관이었다는 점 때문에 불이익을 본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경제금융비서관이었던 최원목 전 비서관은 정권이 바뀐 직후 유일하게 친정(기재부)으로 복귀해 주요 보직으로 분류되는 기조실장을 맡았다. 하지만 그 역시 1년 4개월여 만에 아시아개발은행(ADB)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문재인 정부에서 예산실장, 기재부 2차관 등으로 승진을 거듭한 구윤철 현 국무조정실장도 노무현 정부가 끝난 직후 미주개발은행(IDB) 자문관으로 한국을 떠나 있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내내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비서관급인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외청·지원기구 근무… 수석은 은퇴

다른 비서관 3명은 친정 복귀 대신, 외청이나 청와대·총리실 산하 기구로 자리를 옮겼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기획비서관이었던 최재영 전 비서관은 정권이 바뀐 뒤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지원단장을 거쳐 현재는 국제금융센터 원장을 지내고 있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경제정책비서관이던 문일재 전 비서관은 정권 교체 후 외부 공모 절차를 거쳐 조달청 차장이 됐다. 이후 은행권 부실자산 관리기구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출범 때 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우기종 전 국민경제비서관은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을 지킨 뒤 국무총리실 산하 건국60주년 기념사업 추진기획단장, 녹색성장위원회 녹색성장기획단장 등 외부로 돌았다. 이후 이명박 정권 마지막 통계청장으로 돌아와 몇 안 되는 성공 사례로 꼽힌다.

노무현,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경제수석이었던 김대유, 김대기 전 수석은 정권이 바뀐 뒤 공직을 떠났다. 정책실장을 겸임했던 김대기 전 수석은 단국대 초빙교수 직함을 달고 있다. 김대유 전 수석은 이번 정부가 들어선 뒤 2018년부터 KT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관료 출신 마지막 청와대 간부들의 이후 경력이 순탄치 못했던 만큼, 후배 공무원들의 시선에도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을 더 할 수 있는 데도 청와대 근무 경력만으로 낙인찍힌 선배들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순장조란

옛 지배층이 죽었을 때 따르던 사람을 함께 묻던 풍습에서 유래된 말. 최근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을 함께한 뒤, 빛을 보지 못하는 참모를 지칭하는 말로 통용되기도 한다.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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