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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씀을 안 할 수 없다"  문 대통령, 日 대사에 작심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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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씀을 안 할 수 없다"  문 대통령, 日 대사에 작심 발언

입력
2021.04.14 16:4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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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장 제정식 때 "오염수 방류 우려 커"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적극 검토 지시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와 인사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와 인사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에게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장 제정식을 계기로 한 환담에서다. 통상 외교 사절에 대한 환영 인사와 덕담 등을 주고받는 자리임을 감안할 때, 문 대통령이 '불편한 발언'을 꺼낸 것은 외교상 극히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이보시 대사에게 "이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없다"며 전날 일본 정부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대화 주제로 꺼냈다. 그러면서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바다를 공유한 한국의 우려가 매우 크다"며 "한국 정부와 국민의 우려를 잘 알 것이니 본국에 잘 전달해 달라"고 당부했다.

2월 부임한 아이보시 대사와 처음 마주하는 자리인 데다 과거사 문제 등으로 교착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한일관계에 대한 영향을 의식해 수위가 높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정부가 전날 "강한 유감"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조치" 등의 표현을 동원해 반발한 것과 대비된다. 다만 문 대통령이 외교 관례와 달리 양국 현안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을 두고 사실상 아이보시 대사를 '초치'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많다.

문재인(가운데)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와 인사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재인(가운데)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와 인사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문 대통령은 앞서 열린 청와대 참모회의에서는 일본의 결정과 관련해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에 '잠정 조치'를 포함해 제소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언급한 잠정 조치와 관련해 "일종의 가처분 신청"이라고 설명했다. 재판소가 최종 판단을 내릴 때까지 일본의 결정을 실행에 옮길 수 없도록 한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재판소는 분쟁 당사자 이익 보전 또는 해양 환경의 중대한 손상 방지를 위해 잠정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청와대 법무비서관실은 법적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아이보시 대사는 환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양국 관계가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문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해 나가길 기대한다"면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도쿄올림픽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한파'로 알려진 그는 "세 번째 한국 부임인데 우호 관계 증진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지난 1월 말 부임한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는 아직까지 나루히토(德仁) 일왕에게 신임장을 제정하지 못한 상태다. 당초 8일 신임장 제정식이 예정돼 있었으나, 행사 하루 전 강 대사가 다리 부상을 입어 일정을 연기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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