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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윤석열이 '윤석열 현상' 만들고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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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윤석열이 '윤석열 현상' 만들고 키웠다

입력
2021.04.20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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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뚜렷한 정치적 활동이 없는 상황에서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차를 타고 이동하는 윤 전 총장의 모습. 연합뉴스

야권의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뚜렷한 정치적 활동이 없는 상황에서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차를 타고 이동하는 윤 전 총장의 모습. 연합뉴스

드러내지 않을수록 뜬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얘기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여론조사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두 자릿수 지지율에 진입한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하면 다섯 달째, 이재명 경기지사와 1, 2위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 올해 3월을 기준으로 하면 두 달째 '윤석열 현상'이 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통 정치 문법과 달리 지역을 순회하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타나지 않는데도 윤 전 총장의 존재는 '조용하게' 묵직하다. 그가 여의도와 거리를 둘수록, 메시지를 최소화할수록 민심의 환호가 커지는 건 왜일까.

기성정치에 등 돌린 중도층이 만든 '윤석열 현상'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지난해 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국면 때 한 차례, 지난달 검찰총장 사퇴 이후 또 한 차례 뛰어올랐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추미애·윤석열 갈등'이 정점으로 치달은 지난해 11월 둘째 주 지지율이 11%에 진입했다. 올해 3월 초 검찰총장 사퇴 직후 이재명 지사와 동률인 24%를 찍은 데 이어 지난주(4월 2주 차) 조사에선 25%로 이 지사(24%)와 본격적인 1, 2위 다툼을 시작했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은 중도층과 충청 유권자들이 떠받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중도층 가운데 윤 전 총장 지지율은 2020년 11월 2주 차 11%에서 2021년 4월 3주 차 30%로 뛰었다. 윤 전 총장에게 대망론을 투영한 충청권의 지지율 역시 같은 기간 9%에서 27%로 증가했다. 서울에서도 12%에서 28%로 늘었다. '스윙보터'이자 '캐스팅보터' 유권자들이 윤 전 총장을 밀고 있는 셈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윤석열'에 지지가 몰리는 현상은 기성정치에 대한 중도층의 실망이 만든 것이다. 4·7 재·보궐선거 이후에도 지지율이 꺾이지 않는 건 '민주당을 계속 심판하고 싶은 민심'과 '국민의힘은 여전히 아니라는 민심'이 윤 전 총장을 당장의 대안으로 보고 가산점을 준 결과다.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이후 윤 전 총장의 '정치적 활동'은 거의 없었다. 이따금 언론과 전화 인터뷰로 '짧은 소회'를 밝힌 정도다. 직접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2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때가 유일하지만, 윤 전 총장은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지난 11일 노동·복지 전문가인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를 만나 정책 조언을 들은 사실이 측근의 입을 통해 뒤늦게 공개됐다.

본격 정치 시작해도 '윤석열 현상' 이어질까

'정치하지 않는 정치인'이라는 점이 현재 윤 전 총장의 매력 포인트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윤석열 현상'은 윤 전 총장이 제도권 정치와 손잡는 순간 꺼질 가능성이 있다. 2007년 고건 전 국무총리와 2017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정치권 밖에서 기대주로 급부상했지만, 제도권 정치에 발 들인 순간 사그라들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여권 대선주자들이 새로움을 잃은 상태에서 윤 전 총장은 '신선함'을 갖고 있다.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있는 유권자들의 요구를 채워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현상'의 뿌리가 의외로 튼튼하다는 시각도 있다. 그가 선점한 '공정'과 '정의'의 이미지가 시대정신과 부합한다는 점에서다. 윤 전 총장이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강하게 비판해 온 정승국 교수를 찾아가 만난 것도 이런 점을 의식해서일 수 있다.





김민순 기자
김지현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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