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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늘 "역할보다 작품... 선 안 넘는 연기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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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늘 "역할보다 작품... 선 안 넘는 연기가 좋아요"

입력
2021.04.2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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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주연

'비와 당신의 이야기'의 배우 강하늘. 키다리이엔티 제공

'비와 당신의 이야기'의 배우 강하늘. 키다리이엔티 제공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키다리이엔티 제공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 키다리이엔티 제공

초등학생 때 마음에 둔 여학생이 있다. 제대로 말을 붙여보지도 못했는데, 멀리 전학을 갔다. 남자는 대입 삼수로 심신이 지쳤을 때 문득 그녀가 떠오른다. 어렵사리 주소를 알아내 편지를 보낸다. 여동생이 언니인척 답장을 한다. 두 사람은 대면 없이 편지를 주고 받으며 연심을 키운다. 둘은 매해 마지막 날에 비가 오면 초등학교가 있던 공원에서 만나자고 기약 없는 약속을 한다.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감독 조진모)의 주인공 영호는 지난 세기에나 있었을 만한 낭만적 남자다. ‘순수 청년’ 이미지가 강한 배우 강하늘을 만나며 현실감을 얻는다. 개봉(28일)을 앞두고 22일 오후 화상으로 만난 강하늘은 “각본을 처음 읽었을 때 제가 한때 가지고 있었던 감정이 떠올랐다”며 “관객으로서 이런 영화를 보고싶다는 갈증이 있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나 ‘접속’ 같은 느낌이 나기도 했다”며 “내가 이런 작품을 만나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도 말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강하늘이 ‘기억의 밤’(2017)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의 주인공 영호는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지만 맑고 밝은 청춘이다. 키다리이엔티 제공

'비와 당신의 이야기'의 주인공 영호는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지만 맑고 밝은 청춘이다. 키다리이엔티 제공


두 남녀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아련한 감정을 만들어낸다는 내용이기에 영호와 소희(천우희)가 만나는 장면은 아예 없다. 강하늘은 “조진모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두 사람이 영화 속에서 마주하지 않는다는 설정을 유지할 것인지 물었다”고 한다. 그는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을 듣고선 영화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강하늘은 “요즘 영화들이 메시지도, 기승전결 구도도 확실하다”며 “뭔가 잔잔하게 끝나는 영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하늘은 천우희가 소희의 편지를 읽는 녹음 소리를 들으며 촬영을 했다. 그는 “소리가 상상력을 자극해 오히려 소희가 더 큰 이미지로 다가왔다”고 돌아봤다.

삼수생 영호는 방황하는 청춘이다. 성적은 안 나오는데, 대입에 매달려야 하는 처지에 회의감만 든다. 편지로 소연(사실은 그의 동생 소희)과 소통하며 자기만의 길을 찾는다. 대학 진학 대신 마음에 품고 있던 우산공방 일을 하게 된다. 강하늘은 “영호처럼 당연히 진로를 두고 고민을 한적은 있지만 깊이 생각해 보진 않았다”고 했다. 그는 “(무엇이든) 일단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거는 후회해 봐야 소용 없으니 지금도, 미래에도 100% 옳은 선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강하늘은 영호와 자신이 “77.6% 정도 비슷하다”고도 했다. “영호처럼 우왕좌왕 하지 않고 확실하게 무엇을 좋아하는 게 다르다”고 덧붙였다.

강하늘은 영화 ‘산너머 남촌에는’으로 데뷔한 지 14년이 됐다. 코미디와 스릴러, 사극, 로맨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동했다. 강하늘은 “출연 기준은 각본”이라며 “각본이 재미있어서 끝까지 읽으면 대부분 출연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TV와 스크린, 무대를 넘나들면서도 지키는 ‘선’이 있다. 강하늘은 “제가 맡은 역할이 작품보다 잘 보이는 것은 싫다”며 “작품 안에 내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연기할 때 “내 표현이 작품 속 역할로서 선을 넘었나 자주 돌아본다”고도 말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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