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태평양 진출 길목에서 美日 합동훈련
공산당 100주년 기념일에 中 팽창 견제
중국이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대규모 기념 행사를 열어 대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던 때, 미국과 일본이 중국의 군사적 요충지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에게 정치적ㆍ역사적 의미가 막중한 기념일에 미일 양국이 중국 턱 밑에서 훼방이라도 하듯 시위를 한 셈이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 육군과 일본 육상 자위대는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에서 대공 전투 상황을 가정한 연합 훈련을 했다. 양국 부대는 아마미 주둔지에서 육상자위대의 03식 지대공 미사일과 미군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 부대의 시뮬레이터를 사용해 적 항공기와 미사일 요격 절차를 확인하는 작전을 펼쳤다.
오키나와현 가데나 기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미 PAC3 부대가 아마미오시마에서 군사훈련을 한 건 처음이라고 한다. 아마미오시마는 오키나와와 규슈섬 사이,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태평양으로 나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이날 훈련은 미일 정례 연합 훈련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나, 중국 공산당 기념 행사와 시기가 맞물리면서 미중 갈등의 연장선에서 의미심장하게 해석되고 있다.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공산당 100주년 기념사를 통해 “외국 세력이 우리를 괴롭히거나 압박하며 노예화하는 것을 중국 인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과 서방 동맹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시 주석은 “이런 망상을 하면 14억 중국 인민들의 피와 살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강경 발언도 쏟아냈다.
이날 조엘 바울 주일 미육군사령관은 “이 지역은 적대 세력과 매우 긴박한 상황을 겪고 있고, 유사 시 방위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훈련이었음을 내비쳤다. 요시다 요시히데(吉田圭秀) 일본 육상막료장(육군 참모총장 격)도 “특정 국가를 가정한 훈련은 아니다”라고 거리를 두면서도 “중국에 강한 우려를 느낀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군사 훈련이 규슈와 대만 사이에 활 모양으로 펼쳐진 난세이제도에 미일 양국 미사일 부대의 공동 운영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중국의 대만ㆍ홍콩 지배력 확장과 태평양 진출을 억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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