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 첫 TV 토론에 다소 파란빛을 띠는 회색 머리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갈색빛이 일부 도는 백발이었던 전날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보다 깔끔한 모습으로 토론에 나서면 좋을 것 같다'는 주변의 조언에 따라 토론 당일 급하게 머리를 다듬었다고 한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의 스타일 변신에는 전략이 반영돼 있다. 어떤 머리를 하고, 어떤 옷을 입느냐는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되기도 한다. 작은 변화 하나가 유권자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다.
하얗게 샌 머리를 검게 염색하던 이 지사는 기존의 '저돌적인 이미지'를 벗고 여권 1위 주자다운 안정감, 무게감을 드러내기 위해 백발을 유지하고 있다. 3위 주자였던 2017년 대선 당시는 검게 염색해 젊고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던 데서 변화를 준 것이다. 옷은 몸에 딱 들어맞는 정장을 입는다. 똑부러지게 일도 잘하는, 노련한 일꾼이란 인상을 주기 위해서다.
첫 TV 토론에선 박용진 의원의 캐주얼한 의상이 눈에 띄었다. 9명 주자 가운데 홀로 면바지에 운동화를 착용했다. 50대 초반의 가장 젊은 주자로서 세대교체를 내걸고 있는 만큼 복장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50대 중반인 이광재 의원은 재킷 없이 소매를 걷어붙인 흰 셔츠 차림으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반면 주자 중 상대적으로 고령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최근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늘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예비경선 국민면접 때도 체크무늬 셔츠에 밝은 재킷을 착용했다. 젊은층이 즐겨 입는 복장을 통해 격식에 얽매이지 않은 친근함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추미애 전 대표는 바지 정장을 주로 입는다. 머리 스타일은 짧은 단발을 오랜 기간 유지하고 있는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스타일을 많이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비롯한 공개 석상에 연달아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나온 것이 화제에 올랐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파란색 넥타이를 매는 일이 많아졌다. 파란색은 민주당의 상징색이다. 중도층에 대한 외연 확장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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