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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클라이밍' 천종원 서채현 "최초 올림픽 메달, 우리가 따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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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클라이밍' 천종원 서채현 "최초 올림픽 메달, 우리가 따 오겠습니다"

입력
2021.07.21 05: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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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인 서채현(왼쪽 사진)과 천종원. 노스페이스 제공.

2020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인 서채현(왼쪽 사진)과 천종원. 노스페이스 제공.

천종원(25)과 서채현(18·이상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이 최초의 스포츠 클라이밍 올림픽 메달에 도전장을 냈다.

두 선수는 최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20 도쿄올림픽에서 큰일을 내 보겠다”며 입을 모았다. 특히 천종원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당시 함께 겨뤘던 일본 선수들이 도쿄올림픽에도 많이 출전한다. 유럽 선수들만 잘 견제하면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채현 역시 리드 종목에서 ‘암벽 여제’ 김자인의 뒤를 잇는 거물급 유망주로 메달권 진입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극도의 지구력과 집중력,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종목으로 한국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암벽 여제’ 김자인은 각종 세계 월드컵대회에서 개인 통산 29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천종원이 남자 콤바인에서 금메달을, 사솔(27)과 김자인이 여자 콤바인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올림픽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문제는 이번 도쿄올림픽 스포츠 클라이밍은 △리드 △볼더링 △스피드 등 3종목을 모두 치러 합산 점수로 메달 색깔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주특기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선전해야 메달을 노릴 수 있다. 서채현과 천종원 모두 리드와 볼더링엔 강점을 보이지만 스피드에선 다소 약하다.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 서채현. 노스페이스 제공.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 서채현. 노스페이스 제공.

서채현이 넘어야 할 산은 슬로베니아 ‘클라이밍 여제’ 얀야 가른브렛(22)과 일본의 베테랑 노구치 아키요(32)다. 특히 얀야는 리드·볼더링에서 모두 최상위권인 데다 2018콤바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여자부 1위로 올림픽 티켓을 차지했다. 서채현 역시 얀야에 대해 “독보적이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제 주종목인 리드의 경우 얀야보다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볼더링에 대해서도 “루트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순위가 많이 바뀔 듯하다. 제 스타일과 잘 맞는 루트가 나온다면 상위권도 노려볼 만하다”라고 했다. 다만 스피드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세부 종목 가운데 ‘스피드’가 가장 약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중량 훈련을 통해 근력을 기르는 중”이라며 “전략적으로는 스피드가 약한 만큼 리드에서 꼭 1위를 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종원도 ‘동갑내기’인 나라사키 도모아(25·일본)와 최고 등반가로 꼽히는 아담 온드라(28·체코)를 넘어야 메달이 보인다. 도모아는 2019년 콤바인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다. 천종원은 “손가락 힘이 강해 ‘버티기류’의 과제에 강하다”며 “밸런스와 코디네이션 유형에서 다소 부족한 만큼 남은 기간 이를 중점적으로 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실 두 선수가 올림픽에 참가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총 40장(남자 20장, 여자 20장)의 올림픽 티켓 가운데 지난 2019년 콤바인 세계선수권대회와 2019년 올림픽 예선대회에서 28명의 올림픽 진출자가 결정됐다. 한국은 두 대회에서 모두 올림픽 티켓을 놓쳤다. 나머지 12장의 주인공은 대륙별 선수권대회를 통해 결정되는데 이마저도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제대로 치러지지 못했고, 한국이 속한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아예 무산되는 파행을 겪었다. 이에 세계랭킹 순으로 티켓을 주기로 했는데, 서채현(13위)과 천종원(20위)이 이 행운을 거머쥐었다.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 천종원. 노스페이스 제공.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 천종원. 노스페이스 제공.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11월 아시아선수권대회 이후 1년 반 넘게 각종 국제 대회들이 열리지 못한 점이 변수다. 대회 감각을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거니와 짧지 않은 기간 경쟁자들이 얼마나 기량 변화를 겪고 있는지 정보도 부족하다. 천종원의 경우 1년 반 만에 참가한 인스브루크 월드컵(올해 6월 말)이 전부고, 서채현은 이 기간 아예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천종원은 “개인적으로 2년 만의 국제 대회라 그런지 성적(볼더링 8위)은 만족스럽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중에는 3위였다. 오히려 자신감도 챙기고 부족한 점도 돌아볼 기회였다”고 말했다. 서채현은 “아쉽긴 하지만 한편으론 내 전력을 숨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며 “대회 실시간 라이브 영상을 통해 최대한 경쟁자들의 기량 변화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천종원은 “올림픽은 아시안게임과는 또 다르다. ‘끝판왕’이란 느낌이다. 이젠 끝판왕에게도 이겨보고 싶다.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서채현도 “올림픽을 확신할 수 없었던 막연한 시간을 거쳐 이제 코앞에 다가왔다. 남은 기간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 경기 진행되는 내내 응원을 보태주신 만큼 종원 오빠와 함께 좋은 성적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도쿄올림픽 스포츠 클라이밍은 3일에 남자 스피드 예선, 4일에 여자 스피드 예선이 시작되고 남자는 5일 밤, 여자는 6일 밤 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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