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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만'이라 불러줘 감사"…양궁 결승전 뒷얘기에 중국은 '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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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만'이라 불러줘 감사"…양궁 결승전 뒷얘기에 중국은 '불편'

입력
2021.07.27 17:30
수정
2021.07.2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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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트렌드 오를 정도로 대만 격려한 누리꾼들
대만 누리꾼 "대만으로 부른 韓, 은메달보다 값져"
개막식 때 日방송서 '대만' 부르자…中 "용납 못 해"

남자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 김제덕, 오진혁이 26일 오후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시상식에서 대만, 일본 선수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도쿄=뉴시스

남자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 김제덕, 오진혁이 26일 오후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시상식에서 대만, 일본 선수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도쿄=뉴시스

대만이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에 졌지만, 대만 국민은 오히려 "한국 국민에게 감사하다"고 전해 관심을 끌었다. 경기가 치러진 26일 오후 한때 트위터 트렌드에 '대만 선수들'이 올라왔는데, 한국이 대만이라고 부르며 격려하자 감사 표시로 화답한 것이다. 대만은 '대만'이란 국호로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대만을 6 대 0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땄다. 대만은 한국에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의외로 대만 국민은 한국 누리꾼들이 '대만'이라고 불러줬다며, "은메달보다 더 값진 대만"이라고 환호했다. 한국 누리꾼들이 "대만 선수들도 멋진 경기를 펼쳤다", "대만 은메달을 축하한다", "대만을 보니 손기정 선수가 떠오른다"고 한 데 대한 답변이다.

누리꾼들이 대만을 고(故) 손기정 옹에 비유한 건 올림픽에서 자국의 국호와 국기를 달고 올림픽에 뛸 수 없기 때문이다. 손기정 선수는 일제 강점기 시절인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한국 국적으로 출전할 수 없었다. 가슴에 일장기를 달고 시상식에 올라야 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올림픽서 '대만' 국호 못 쓰는 대만

26일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 종료 후 한 대만 트위터리안이 "한국에서 '대만 선수들'이 실시간 트렌드"라며 "모두가 우리를 대만이라고 부르는데 언제쯤 우리 스스로 대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라고 남겼다. 뉴시스

26일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 종료 후 한 대만 트위터리안이 "한국에서 '대만 선수들'이 실시간 트렌드"라며 "모두가 우리를 대만이라고 부르는데 언제쯤 우리 스스로 대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라고 남겼다. 뉴시스

대만은 이번 도쿄올림픽에 '차이니스 타이베이'(중화 타이베이)란 이름으로 참가했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운 탓에 1981년부터 올림픽 등 국제스포츠대회에 대만 국호인 '중화민국'이나 '타이완'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대만 국기와 국가도 사용할 수 없다.

대만은 도쿄올림픽에 '대만'으로 참가하기 위해 2018년 국민투표를 추진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대만 국호로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당시 국민투표는 부결됐고, 중국은 "대만 독립은 실패로 정해진 것"이란 입장을 냈다.


26일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의 태극기가 동메달을 딴 일장기보다 높이 오르고 있다. 왼쪽은 은메달을 딴 대만. 도쿄=연합뉴스

26일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의 태극기가 동메달을 딴 일장기보다 높이 오르고 있다. 왼쪽은 은메달을 딴 대만. 도쿄=연합뉴스

한국 누리꾼들은 트위터 트렌드에 '대만'이 올라올 정도로 대만의 은메달 획득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트위터 트렌드는 트위터리안(트위터 이용자)이 특정 시간대 많이 사용하는 단어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와 비슷하다.

대만 트위터리안은 이에 "한국에서 '대만 선수들'이 실시간 트렌드에 올라왔다"며 "모두가 우리를 대만이라고 부르는데 언제쯤 우리 스스로 대만으로 부를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이 트윗은 27일 오전 8시 기준으로 7,100번 이상 리트윗되며 주목받았다.


중국, 개막식 때 '타이완' 나오자 "속임수다" 발끈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가 붙은 뒤 폭죽이 터지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가 붙은 뒤 폭죽이 터지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그러나 중국은 도쿄올림픽에서 대만이 거론되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공개 항의했다.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식에서 차이니스 타이베이란 안내를 받고 대만 선수들이 입장했는데, 당시 일본 공영방송인 NHK 앵커는 중계 과정에서 "타이완(대만)이 입장한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이에 사설을 통해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어떤 행동도 용납할 수 없다"며 "올림픽은 성스러운 무대로 모든 더러운 속임수를 제거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미국 뉴욕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미국 올림픽 중계권을 가진 NBC 유니버셜이 중국 선수들이 입장할 때 대만과 남중국해를 표기하지 않은 지도를 띄웠다고 반발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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