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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서 놓친 역도 동메달…억울 판정에 눈물 흘린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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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서 놓친 역도 동메달…억울 판정에 눈물 흘린 김수현

입력
2021.08.01 23:26
수정
2021.08.02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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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상 138㎏ 140㎏ 들어올리고도 모두 파울 판정
"모두 응원해 줬는데 미안…제가 부족했어요"
"이제 첫 올림픽일 뿐, 다음 올림픽엔 꼭 금메달"

역도 국가대표 김수현이 1일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역도 76kg급 용상 2차 시기에서 파울 판정을 받은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도 국가대표 김수현이 1일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역도 76kg급 용상 2차 시기에서 파울 판정을 받은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연히 성공인 줄 알았다. 140㎏을 번쩍 들어올린 김수현은 '이거 봐라. 이렇게 쉽게 들어 올렸다'고 말하는 듯, 부저가 울린 뒤에도 3~4초를 가량 바벨을 더 들고 있었다. 하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심판 3명 중 2명이 실패를 의미하는 빨간 버튼을 눌렀다. 손에 닿을 듯했던 동메달은 무산됐다.

김수현(25·인천시청)은 1일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역도 여자 76㎏급 결선에서 용상 1차 시기 138㎏와 2차 시기 140㎏를 모두 들어올렸다. 하지만 심판진은 미국의 컴플레인을 받아들여 VAR을 진행 한 뒤 '팔이 흔들렸다'고 판단, 파울을 선언했다. 성공으로 처리됐다면 인상 106㎏에 더해 멕시코(합계 245㎏)를 누르고 메달을 따낼 수 있던 기회였다.

억울했다. 파울이 아니라고 판단해도 이상하지 않은 리프팅이었다. 김수현은 경기를 마치고 약 30분이 지난 다음에야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눈은 이미 벌겋게 부어 있었다. 바벨을 놓치며 부딪힌 이마도 함께 부었다. 어린 아이처럼 한 손을 다른 손으로 자꾸 꼬집으며 닭똥같은 눈물을 흘렸다. 놓친 메달보다도, 사람들의 관심이 역도에 몰린 이 황금같은 기회를 그냥 보낸 것이 아쉬운 듯했다.

"너무 창피해요. 제가 되게 작아진 것 같고. 한국에서 절 모르시는 분들도 다 응원해 주셨을 거 아니에요. 나라 대표로 온 거잖아요. 그런데 이런 모습(실격) 보인 게 너무 창피해요. 메달을 따서 한국 역도가, (장)미란 언니 때 만큼은 아니더라도 인기가 있어지고 관심이 많이지길 바랐는데, 너무 꿈이 컸나봐요. 정말 모두한테 미안한 마음이에요."

왠지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경기 초반에 해맸다. 109㎏를 들었는데 이전에 느꼈던 109㎏보다 너무 가벼웠다. 좀 늦게 들어 올려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바벨이 너무 빨리 올라왔다. 균형 잡기에 실패하면서 인상에서 낮은 점수를 냈다. 그는 "오늘 같은 컨디션이면 인상 110㎏이상 용상 140㎏이상이 나오는데, 몸이 너무 좋아서 오히려 실수를 많이 했다. 제가 이렇게 가볍게 들 거라고 생각 못했다"고 돌아봤다.

인상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용상은 다른 선수들 보다 훨씬 높은 138㎏으로 시작했다. 1차, 2차 시기 모두 들어올렸지만 파울 판정이 나왔다. 무대 위에서 김수현은 억울함 마음을 온 몸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한번 내려진 판정은 뒤집히지 않았다.

억울함을 눈물과 함께 털어버리고 나온 듯, 김수현은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했다. 그는 "올림픽은 파울 여부를 더 예민하게 보는 것 같다. 앞으로 국제대회를 더 뛰면서 내 실력을 어필해야겠다. 이제부터 제가 든 것은 꼭 성공을 받을 수 있게 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이제 첫 올림픽이었을 뿐"이라고 거듭 말하며 자신을 다독였다. "앞으로 10년은 더 할거에요. 그래서 두 번째 세 번째 올림픽에서는 꼭 금메달을 따고, 한국을 대표하는 멋있는 선수가 될거에요."

도쿄=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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