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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무관중이 다행?…KBO리그에 엄습한 무관심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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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무관중이 다행?…KBO리그에 엄습한 무관심 공포

입력
2021.08.19 07: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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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 경기가 열리고 있는 창원NC파크. 연합뉴스

무관중 경기가 열리고 있는 창원NC파크. 연합뉴스

얼마 전 메이저리그에서 영화 '꿈의 구장'을 현실로 재현한 경기가 대히트를 쳤다. 미국 전역에서 590만명이 넘는 시청자가 관람해 2005년 이후 정규시즌 최고 기록을 세웠다.

있는 올스타전도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KBO리그에선 그저 부러운 얘기다. 요즘 프로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선 "차라리 무관중인 게 다행"이라는 푸념이 나온다. 코로나19 때문에 당장 먹고 사는 문제로 아우성쳤던 이들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정도면 한국 야구가 심각한 위기인 건 분명하다.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리그가 재개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관중석은 비워져 있지만 싸늘한 온도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미디어 분석 전문 업체인 티엘오지에 따르면 8월 KBO리그 TV 생중계 시청률(13일 기준)은 0.66%로 지난해 8월(0.85%)보다 0.19% 감소했다. 도쿄올림픽 이전과 비교해도 0.15% 줄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생중계 동시접속자수 역시 지난해 8월(2만8,666명)보다 25.1%나 급감(2만1,479명)했다. 도쿄올림픽 이전과 비교해도 19.2% 감소했다. KBO리그에 대한 소셜미디어(SNS)에서도 부정적 반응 일색이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커뮤니티, 블로스, 뉴스미디어 등에 올라온 KBO리그 관련 글을 분석한 결과 부정적인 내용이 80.6%에 달했다. 구단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구독자 수도 대부분 빠졌다.

예상했지만 참담한 결과다.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과 '음주 파문'으로 쑥대밭이 된 KBO리그는 올림픽을 통해 반전을 이뤄보려 했지만 노메달 굴욕으로 도리어 치명타를 맞았다. 안 그래도 등돌린 팬심은 "우물 안 리그에서 1등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냉소만 가득하다. 올림픽에서 최악을 부진을 겪다 리그로 돌아와 살아난 양의지(NC)와 강백호(KT)에 대해서도 '국내용'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만 다시 상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1990년대 흥행 전성 시대를 누린 프로야구는 2000년대 초반 한 차례 암흑기를 맞았다. '구도'인 부산 사직구장 관중석마저 텅 비어 있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기폭제로 제2의 르네상스를 열고 국내 제1의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끊임없이 터진 사건·사고에도 팬들이 야구를 외면하지 않았던 건 수준 높은 리그라는 자부심 때문이다. 사실상 한국 야구를 지탱해 온 야구 강국의 위상이 한 순간에 추락한 건 당장 복구하기도 어렵다.

KBO 관계자는 "무관중 경기여서 직접적인 팬심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경로로 팬들의 마음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KBO와 구단, 선수들이 다시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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