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팅 업무 겸하던 디자이너 6개월 추행
검찰, 업무상 위력 의한 추행 혐의 기소
안다르, 피해자 그만둔 후 가해자 견책
국내 유명 스포츠의류 제작회사 안다르의 전임 디자인연구소 소장이 동성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다르는 피해자가 사건을 알려오자, 오히려 피해자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가해자에게 견책성 징계만 내려 논란이 된 바 있다. (▶관련기사)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부장 위수현)는 최근 안다르 디자인연구소에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소장으로 일했던 여성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연구소에서 피팅 업무를 겸하던 디자이너 B씨를 탈의실 등에서 수차례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사무실에서 B씨의 치마를 갑자기 손으로 들어올리거나, B씨가 피팅 업무를 위해 상의를 갈아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탈의실 커튼을 열어 B씨의 상체를 노출시키기도 했다. A씨는 트레이닝복 바지를 피팅하던 B씨에게 다가가 손가락으로 배꼽을 만지는 등 동의 없이 신체 접촉을 하기도 했다. B씨는 지난해 3월 A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경기 파주경찰서는 석 달 뒤 A씨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안다르에서는 서비스기획팀 책임매니저로 일하던 남성이 소속 여직원을 강제추행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지난해 1월 언론 보도로 드러나기도 했다. B씨는 피해자에 적대적이던 사내 분위기 탓에 자신이 당했던 일을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다가, 보도를 보고 고민 끝에 지난해 3월 A씨의 가해 사실을 사측에 알렸다. 하지만 안다르는 지난해 5월 B씨가 자진 퇴사한 후 A씨에게 견책 처분을 내리는 선에서 징계를 마무리했다.
피해자 B씨를 대리하는 유형빈 변호사는 "직장과 학교에서 동성 간 성추행이 충분히 성립된다는 점이 널리 인정되고 있음에도, 법원이나 검찰은 동성 간 성추행에 대해 여전히 관대한 처분을 내릴 때가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성 간 성추행 역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명백한 범죄행위라는 점이 각인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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